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 피벗 모색 기대
전쟁과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 변수
국제금융센터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4년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개최했다. 센터는 내년 세계 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1%, 내년 2.7%로 제시했다. 이 기간 선진국이 1.5%에서 0.9%로, 신흥국이 4.1%에서 3.9%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센터는 통화 긴축이 금융비용 증가와 대출여건 악화 등 성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경우 성장률이 올해 2.4%에서 내년 1.3%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긴축과 임금상승률의 지속적인 하락이 소비자 대출 연체 증가와 기업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 실장은 “경기침체 대신 연착륙 기대가 우세하다”며 “내년 관전 포인트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 시점과 기준금리 인하 속도, 고금리 지속 여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가능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중국 성장률은 4.6% 내외로 제시했다. 부동산시장 부진 등으로 성장동력이 약화할 수 있지만, 1조 위안(약 181조 원) 특별국채 발행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등이 힘입어 회복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 성장률은 고강도 통화긴축 여파에 내년 0.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어 내년 하반기가 돼야 회복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내년 주목해야 할 이슈로는 △연준의 불확실한 피벗 시기 △부동산발 중국 리스크 △글로벌 부채위험 점증 △전쟁과 선거 △기후변화 리스크 등을 꼽았다.
세계 주가는 내년 제한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민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시장분석실 실장은 “세계 주가는 양호한 기업 펀더멘털과 연준의 피벗 기대 등이 상승 요인이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신용 이벤트 촉발 가능성 등이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 관해선 “반도체 사이클 반등과 금리여건 개선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올해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해였다”며 “내년은 주요국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는 피벗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 금리는 올해보다 낮아지고 달러는 약세를 전망한다”며 “세계 주가는 피벗과 기업실적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