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감소 영향
작년 극단적 선택 미국인 약 5만 명
전년보다 3% 늘어…75세 이상 남성 비율 가장 높아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미국인 기대수명이 전년보다 1.1년 늘어난 77.5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대수명은 당해년도 출생한 유아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수명을 가리킨다.
이러한 개선은 주로 코로나19 사태 완화 및 심장 질환·암 사망률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는 기대수명이 각각 77세와 76.4세로 2년 연속 줄었다. CDC는 “작년 기대수명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줄어든 결과”라며 “다만 증가폭은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2019~2021년 줄어든 2.4년을 완전히 만회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78.8세였다.
극단적 선택의 급증이 미국인의 기대수명 증가 폭을 제한했다.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인 수는 전년 대비 3% 늘어난 4만9449명을 기록했다. 이는 194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대다. 75세 이상 남성의 극단적 선택 비율이 10만 명당 43.7명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증가하는 극단적 선택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의료 종사자 부족, 점점 더 독성이 강해지는 불법 약물 공급, 총기 보편화 등이 이러한 선택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총기에 의한 극단적 선택은 2만699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도 극단적 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24시간 무료 상담 전화번호를 기존 10자리 숫자에서 기억하기 쉬운 988로 변경하고, 채팅과 모바일 메시지 전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달 JAMA네트워크오픈저널에 게재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00명의 응답자 가운데 약 6%가 심각한 심리적 고통에 처했을 때 988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 중 3분의 1은 앞으로도 이 생명의 전화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