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산법, 등용 문턱 높이고 웹툰산업 침체시킬 것” [황금알 K웹툰의 위기]

입력 2023-12-11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인터뷰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한국웹툰산업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나리 기자)

“웹툰산업이 글로벌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진흥과 넘어져도 괜찮으니 더 큰 성장을 위해서 도전하고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할 시점입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 한국웹툰산업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괄적이고 불분명한 규제들이 재검토되지 않고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이 시행된다면, 기존에 검증된, 안정성이 보장된 방식으로만 전개될 것”이라며 “이는 웹툰 생태계의 침체와 산업의 둔화·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협회장은 “웹툰이 전 세계를 이끄는 콘텐츠로써, 대한민국이 웹툰 종주국이 될 수 있던 배경은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통한 혁신과 도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더 발전된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과연 이러한 틀에 짜인 금지조항을 하나하나 만들어 규제하는 게 문화산업 콘텐츠가 발돋움하는데 올바른 방법인가 의문이 든다”고 반문했다.

그는 웹툰산업을 ‘병아리 걸음마 수준’이라고 규정하며 “앞으로 청년기, 성년기를 가게 되면 더 큰 성과를 만들 가능성과 가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탄력을 받고 만들어지도록 장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한국웹툰산업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나리 기자 )

서 협회장은 “법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 반영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겠냐”며 “진지한 보류와 재검토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이 부분에 대해 영향을 받는 창작자나 웹툰기업들이 예상외로 문화산업공정유통법에 대해 제대로 인지를 못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창작자들은 검정고무신방지법, 이우영법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문산법이라고 하면 그게 뭐냐고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분은 명칭만 알고 의미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법안이 시행될 경우 웹툰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데 해당 산업 종사자들이 인지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문산법은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되고 있지만, 업계뿐만 아니라 되레 창작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나온다. 서 협회장은 “가장 걱정하는 요소는 이제 막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신인 작가나 대표작이 없고 인지도가 없는 작가들”이라며 “문산법이 시행될 경우 수익성과 별개로 가치 있는 작품을 시도하는 분들에게 기회의 문턱이 상당히 높아지거나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이를 떠받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았다. 그는 “문산법으로 인해 여러 부분에서 제약이 생기면 웹툰시장을 주도하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약소업체의 경우 도태되거나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산법 보다 더 시급한 것이 웹툰표준식별체계와 표준계약서에 대한 정리”라며 “불공정한 피해를 막기 위해 균형적인 기준과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