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날개 달자 닛케이 ELS 발행은 늘어나
고점 간 닛케이에 ELS…“하락 시작되면 손실 우려↑”
홍콩H지수(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에 ELS 시장이 얼어붙는 분위기지만, 닛케이225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일본 증시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투자자들도 해당 ELS 투자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가 고점으로 치솟은 만큼 닛케이225지수도 하락 가능성이 커 관련 ELS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 닛케이225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금액은 총 5418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7월부터 매달 급증해 월별 발행량이 1조 원을 훌쩍 넘었다. 10월과 11월 닛케이225지수 연계 ELS 발행액은 각각 1조4192억 원, 1조3952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급증한 ELS 발행량만큼 닛케이225지수도 급등했다는 것이다. 연초 2000선이던 닛케이225지수는 현재 3300을 넘어섰다. 올해 일본 증시가 역대급 엔저 호황을 누리며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한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행된 관련 ELS는 3개월, 6개월 뒤 조기상환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조기상환 시점에 기초자산 지수가 ELS에 가입할 때보다 정해진 기준만큼 상승하거나 유지돼야 하는데, 고점에 달한 닛케이225 지수가 최고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여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수익률곡선통제(YCC) 상단 수정을 시작으로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이 예상된다”며 “엔화 강세와 증시 하락을 기대한다”고 했다.
조기상환이 순연된 닛케이 ELS를 만기까지 보유하면 수익은 더욱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제2의 H지수 ELS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닛케이225 지수가 만기 시점에 1989년 역사적 고점 수준으로 치솟지 않는다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서다. 심지어 원금보장이 되지 않아 지수가 하락하면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도 크다. 통상 ELS는 3년 만기로, 조기상환이 되지 않으면 올해 발행된 ELS는 2025년이 만기다.
기초자산을 여러 개 연계한 ELS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ELS는 한 ELS에 H지수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 유로스톡스50 지수 등의 기초자산을 1~3개씩 편입한다. 이 경우 다른 지수가 요건을 충족해도 닛케이225 지수에서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 지수의 하락 폭만큼 손실이 확정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도 아닌데, 기초자산 연계라는 점에서 마치 한두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보다 안전할 것으로 오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변화가 잦은 세계 경제를 변수로 지수가 오르내리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ELS는 지수가 떨어질 때 사야지 고점에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하기엔 위험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