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 70만 원어치 사간 큰 손 나와…재고 없어도 결제하는 손님도
‘데못죽’ 팝업스토어 1인당 평균 50만 원 구매…‘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에 5만명 몰려
웹툰업계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도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웹툰 독자들이 지갑을 활짝 열자,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콘텐츠 제작에 빠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팝업스토어를 IP 사업의 한 축으로 확장하는 등 IP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웹툰업계는 웹툰 IP 기반의 굿즈를 판매하며 온라인 속에서 콘텐츠로만 즐기던 웹툰을 일상으로 확장해 팬덤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원천 IP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IP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다.
황재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사업팀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IP 비즈니스에 있어 IP의 성공 가능성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팬덤과 인기를 갖춘 유수의 IP를 바탕으로 여러 파트너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드라마와 영화 등 2차 IP 사업을 진행하거나, IP 제작에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웹툰업계가 굿즈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단연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편당 300원의 결제 금액이 지출하는 웹툰과 다르게 굿즈의 경우 평균 5만 원~50만 원 이상 지출하며 콘텐츠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네이버의 3분기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상승한 4349억 원, 카카오의 콘텐츠도 매출은 같은 기간 30% 증가한 1조1315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달 7일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웹툰 ‘악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 팝업스토어 열고 IP 저변 확대 나섰다. 악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는 지난 2020년 여로은 작가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웹소설이 원작으로 2022년 웹툰으로도 연재를 시작해 현재까지 연재 중이다.
4일 현장에서 만난 행사 관계자는 “10·20세대 손님이 가장 많고 한꺼번에 70만 원어치를 사간 고객도 있다”며 “재고가 없는 제품을 미리 결제하고 택배로 받아가신 분들도 있고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큰 쇼핑백을 제공하는데 일단 달라고 하시고 한가득 담아가신 고객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웹툰업계가 팝업스토어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는 팬덤의 웹툰 세계관과 소통하고자 하는 팬들의 니즈 때문이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웹툰을 보면서 웹툰 속 물건이 내 방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스티커, 포토카드, 랜덤카드를 사서 총 6만 원을 긁었다”고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악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 외에도 2건의 IP 팝업스토어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웹툰이 아이돌 팬덤만큼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자 굿즈가 IP 확장의 성공 방정식으로 통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IP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데못죽)’은 5월 팝업스토어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며 웹툰 IP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데못죽 팝업스토어에는 2주간 1만5000여 명이 방문했고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은 50만 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웹툰이 11월 부산에서 선보인 ‘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에는 5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1인당 최대 결제 금액은 65만 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 팝업스토어는 온라인 중심으로 나타나는 웹툰 팬덤의 영향력을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며 “팝업스토어로 강력한 팬덤을 입증한 웹툰 ‘마루는 강쥐’와 ‘냐한남자’는 팝업스토어 이후 각종 브랜드의 협업 문의가 크게 늘었고 현재 문구·의류·식품·액세서리·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계의 브랜드들과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