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로 741억 원 자본 확보…백토서팁 대장암 3상 본격화
유상증자로 재무 불확실성을 해소한 메드팩토가 혁신 신약개발에 속도를 낸다. 대장암 대상 백토서팁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이 내년 본격화하고, 신규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41억 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실권주 일반공모 후 최종실권주는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한양증권이 전량 인수하는 조건이다.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됐던 재무 불확실성은 해소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액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했지만, 연내 741억 원의 주금납입이 이뤄지면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메드팩토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된 자본금을 바탕으로 백토서팁을 포함해 신약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대장암을 대상으로 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글로벌 2b/3상이 내년 본격화된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회사는 이르면 연내 승인이 이뤄지고 내년 임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임상 데이터에서 월등한 치료 효과를 확인한 만큼 성공적인 임상에 시장에 출시될 경우 큰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대장암 치료제 시장에서 '탑티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데이터모니터 헬스케어 대장암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약 11조 원에서 2031년 약 20조 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메드팩토가 노리는 시장은 대장암 3차 치료시장이다. 현재 이 시장에는 론서프, 레고라페닙, 론서프+아바스틴 등이 활용된다.
이들의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mOS)은 6~10개월에 불구하고, 호중구 감소증, 간독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실제 3차 치료가 가능한 환자 2명 중 1명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들 약물의 연 매출은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시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도전에 나섰고, 올해 다케다는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관련 약물을 기술 도입하기도 했다. 다케다가 도입한 약물은 전체 생존기간(OS)은 7.4개월에 불과하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성공적인 임상으로 혁신 신약으로 허가를 받게 되면 이 시장을 독점하고 아울러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유입돼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인자로 알려진 TGF-β는 다양한 암종에서 적용할 수 있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도전하고 있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애브비, 로슈, BMS 등 글로벌 제약사가 TGF-β 저해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메드팩토가 개발 중인 ‘TME-DP’는 종양미세환경(TME)을 공략하는 신개념 면역항암제이다. TME-DP는 암세포를 둘러싼 세포외기질을 허물고 선천면역을 활용해 암을 치료하는 TGF-β 저해제다. TME-DP는 기존 TGF-β 저해제 대비 낮은 용량 투여로도 종양미세환경에서의 TGF-β 활성을 효과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차별성을 가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메드팩토는 TME-DP를 TGF-β 수치가 높지만, 백토서팁 반응은 낮은 암종과 병기(스테이지)에 사용할 수 있는 물질로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 말~2025년에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하겠다는 목표다.
뼈 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MP2021’의 임상도 있다. MP2021은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관절염, 골다공증 등 뼈 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규 후보물질이다. MP2021의 타깃의 발견과 기전 규명 및 골다공증 억제에 관한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Metabolism’(대사)에 온라인 발표가 됐고, 특허도 이미 출원한 상태다.
또한, MP2021은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도 선정이 됐다. 메드팩토는 신규 파이프라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백토서팁 대장암 임상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후속 파이프라인인 TME-DP 등은 조기 기술이전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더 높은 가치의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