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지도부·중진·친윤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주류 희생 안건)를 담은 6호 혁신안 등을 종합 보고하고 활동을 마무리한다.
10일 당 안팎에선 혁신위 조기 해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 결단을 촉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이어졌다.
혁신위의 종합보고에는 ‘주류 희생 안건’을 비롯해 그동안 혁신위 활동을 정리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당초 혁신위는 희생 안건을 7일 열린 당 최고위에 보고할 예정이었지만 이만희 사무총장의 설득으로 11일로 연기했다.
다만 6호 혁신안도 최고위에서 공식 의결될 가능성은 낮다. 앞서 6일 김 대표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나 “저희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달라”며 “(혁신안을)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40여 일간 혁신위가 내놓은 6개의 혁신안 중 지도부가 1호 혁신안(일괄 징계 취소)만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빈손 해산’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당 대표 사퇴론’ 등 내부 반발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쇄신 대상 1순위는 김 대표”라며 “불출마로 부족, 사퇴만이 답”이라고 글을 적었다.
하 의원은 “김 대표는 지난 10월 10일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빼고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며 “이를 막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 혁신위였다. 하지만 그 이후의 과정은 인요한 혁신위 죽이기로 일관했고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서병수 의원도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이제는 결단할 때가 됐다.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느냐”며 했다.
이어 “혁신위가 해체를 선언한 그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느 누구도 혁신을 입에 담지 않았다. 혁신위를 구성했는데 국민의힘 지도부에는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이처럼 당내 반발이 터져 나오는 배경엔 부정적인 내년 총선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 판세를 분석한 결과,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은 전통적 텃밭인 강남 갑·을·병과 서초 갑·을, 송파을 등 6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는 “현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처절한 성적표를 받고도 책임지지 않고, 혁신위를 기득권 자리보전의 시간 끌기용으로 위장하고 수도권 6석 분석에 쉬쉬하며 ‘수포당’(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8일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조기 해체와 관련해 대표를 향한 반발이 이어진다’, ‘당 지도부가 응답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수고가 많다”며 즉답을 피하고 자리를 떠난 바 있다.
한편, 혁신위 조기 해산에 대해 지도부 책임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김 대표가 공관위 출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관위원장 후보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