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 기부까지 이어지는 ‘선한 영향력’ 나눠요” [금융 문맹률 낮추자⑧]

입력 2023-12-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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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과장 인터뷰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글자를 모르는 문맹에 빗댄 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금융소비자 대다수는 금융문맹 상태다. 금융 지식이 생존의 필수요소라는 것은 십수년 전부터 수없이 강조돼 왔다. 저축은행 후순위 사태, 신용카드 대란,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필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거나 수준이 낮은 ‘돈맹(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 상태는 여전히 세대 이전되고 있다. 이들이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한국 금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자립준비청년 금융교육과 임직원 봉사활동을 함께 진행한 적이 있다. 금융교육을 통해 학생을 돕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직원들이 개인 기부를 시작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 곳곳에 전파되는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11일 이민정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과장이 하나금융 명동사옥 별관에 위치한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

이민정<사진> 하나금융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기획팀 과장은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교육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시각·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어린이 경제뮤지컬의 스케치 영상을 제작한 촬영팀이 촬영비용 전액을 국립서울농학교에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금융교육이 기부로 이어졌던 경험을 소개했다.

올해 하나금융은 시각·청각장애 어린이를 위한 경제뮤지컬 ‘재크와 요술지갑 배리어 프리 버전’을 선보였다. 이 과장은 “경제뮤지컬을 본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줄 때,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은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동일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고,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해 진정성 있는 나눔을 실천하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교육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입시 중심의 교육환경에서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나라 금융교육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금융교육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이 과장의 생각이다.

그는 “실질적인 금융 이해도 부족과 금융교육의 양극화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금융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 필수적인 금융교육에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이민정 ESG기획팀 과장이 사무실에서 강의 교재와 교구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하나금융)
하나금융은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을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 과장은 “온·오프라인 선택을 통해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면서 “하나은행은 동화를 각색한 경제동화머니 20편을 하나TV에 순차적으로 발행해 큰 호응을 얻었고 애니메이션 교육자료 등 온라인 콘텐츠를 병행해 교육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교육목적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금융강사를 양성 중이다. 전문금융강사단에는 하나은행의 퇴직 직원이 포함돼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강사 양성교육을 이수하며 강의안과 교재교구 제작에 직접 참여한다. 수많은 강의 경험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그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금융 교육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 봉사단원들이 전문 강사 교육을 받은 후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우선적으로 금융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 격차를 해소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그룹 미션을 몸소 실천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장은 “전문강사의 금융교육은 지식전달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지만, 현업에 있는 임직원들의 생생한 경험과 금융인으로의 자부심, 전문성을 전달하는 교육 또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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