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언론에 슈퍼 갑…플랫폼 규제 원칙 세워야”

입력 2023-12-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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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에서 포털은 권력이다.”

이의춘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은 12일 “포털은 대한민국 최강의 미디어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에겐 ‘슈퍼 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미디어커뮤니케이션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공동 주최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주요 문제와 개혁 방향’ 토론회에서 “아직까지 포털 주권은 네이버와 같은 기업에 있지만, 인공지능(AI) 등 미디어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최근 구글(google)이 대공세를 펼치면서 네이버 시장점유율이 60%로 떨어졌다. 다음은 4%로 떨어졌다”면서 “포털 주권 마저 사라지고, 구글이 한국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이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장기간 가동이 중단되는 상태가 오면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 언론사들이 인터넷 매체 클린(clean)화에 노력했는데, 그게 많이 후퇴하고 있다. 제평위가 조속히 재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의 뉴스 검색 노출 기본값 변경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 회장은 “최근 다음 카카오가 100여 개의 콘텐츠 제휴(CP) 언론사만 노출하기로 했다. 인터넷 신문들과 지역 언론의 (노출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련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공정위에 제소도 하고 방통위 조사 요청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달 23일 다음 포털 뉴스 검색 기본값을 기존의 ‘전체 언론사’에서 ‘콘텐츠 제휴(CP)’ 언론사로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CP 언론사의 뉴스 소비량이 전체 언론사의 기사보다 약 22%포인트 많았던 경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검색 제휴’의 경우 포털에 검색 결과만을 노출하고, CP는 포털이 언론사 뉴스를 직접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국민 세금으로 만든 초고속 인터넷망 속에서 꾸려진 게 포털이다. 언론의 공적 기능에 더해 포털이란 것 자체가 ‘사유재산’이 아니란 점에서 여러 가지 부분들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다음의 이번 폭탄적 조치는 빨리 복구되지 않으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이걸 시장경제주의로 잘못 해석한다면 다음이나 네이버가 큰 오해를 하게 될 것”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규제를 가하려면, 일단 ‘원칙’부터 세워야 한단 주장이 나왔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정책의 합리화를 위해 몇 개의 ‘규제 원칙’에 대해서라도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포털의) 알고리즘을 공개하게 하자’, ‘포털과 언론사가 협약을 맺는 데 있어 정부의 간섭을 받도록 하자’ 등 여러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논의들은 있어도 규제 정책 (마련에) 있어 ‘원칙’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을 준칙으로 삼아서 판단할 것인지를 정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1대 국회에 제출된 온라인 플랫폼 등에 대한 법안을 보면 심란하다”며 “포털의 뉴스배열 기준을 외부기구가 심의하고 시정권고할 수 있게 만들자는 법안,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뉴스를 열람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법안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제안한 대안들이 미리 합의한 ‘규제 원칙’에 합당한지 검토하지도 못한 채 반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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