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당시엔 선생님이 저축표어 쓰기를 숙제로 내주기도 했는데, 절약하고 저축을 많이 해야 나라 경제도 튼튼해진다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다.
최근 뉴스가 하나 눈길을 끌었다. 유럽인들은 소득의 8분의 1을 저축한다는 것.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유로지역 가계저축률은 13.7%였다. 가계저축률은 가처분소득 중 소비에 지출되지 않는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2022년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계저축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로 23.37%였고 독일(19.91%), 네덜란드(19.44%), 룩셈부르크(18.14%)가 뒤를 이었다.
반면 폴란드(-0.77%)와 그리스(-4.03%)는 저축률이 마이너스였다. 벌어들인 돈으로 소비를 감당할 수 없어 과거에 쌓아둔 저축을 깨거나 대출을 받아 생활한다는 의미다. 유럽연합 27개국 평균은 12.67%고 스페인 7.64%, 내가 살고 있는 포르투갈은 6.47%로 하위권이다.
이 같은 각국의 가계저축률을 두고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차이’ ‘사람마다 소비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수치는 의미 없다’ 등 전문가마다 분석도 제각각이다.
‘예산책정 50-30-20 규칙’이란 게 있다. 소득의 50%를 필수품에, 30%를 갖고 싶은 것에, 20%를 저축에 할당하는 전략이다. 미래의 지출에 대비해 현명하게 씀씀이를 조절하자는 취지다. “‘쥐꼬리 월급’을 어떻게 더 잘라”라고 볼멘소리가 나올 만도 하지만 조금씩 실천해보자. 신경과학 연구에서도 저축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지 않던가.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