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인텔·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최신 AI 칩을 공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된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새로운 AI 칩 '가우디3' 시제품을 공개했다.
가우디3는 전작 대비 정보 처리 속도가 최대 4배 빠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 용량도 1.5배 늘어나 대규모언어모델(LLM) 처리 성능을 높였다.
인텔은 또 윈도 노트북과 PC용 칩인 '코어 울트라'(Core Ultra)와 새로운 '5세대 제온'(Xeon) 서버 칩도 공개했다.
두 칩 모두 AI 프로그램을 빠르게 실행하도록 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탑재돼 전력 효율과 작업 속도가 높아졌다. 코어 울트라는 15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첫 AI 노트북 '갤럭시 북4 시리즈'에 적용됐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023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가우디3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대표 AI칩인 H100이 주도하고 있었다. H100은 생성형 AI 구동에 기반이 되는 LLM에 적용해 이를 훈련하도록 설계된 반도체다. 칩 1개 당 가격이 4만 달러(약 528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지만, 그만큼 성능이 우수해 그간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굵직한 IT 기업들이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인텔의 가세와 더불어 최근에 AMD도 시장 진출을 알리면서 향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독주가 끊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MD는 앞서 6일(현지시간) '어드밴싱 AI' 행사에서 최신 AI 반도체 '인스팅트 MI300X'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데이터센터와 서버의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AMD는 MI300X가 엔비디아의 H100보다 2.4배 뛰어난 메모리 밀도와 1.6배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가격을 밝히진 않았지만, H100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엔비디아의 고객사인 메타, MS, 오라클 등이 AMD에 구매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