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원희룡·김한길·인요한 등 하마평
친윤 구도 요동...金 옹호 초선 재편 전망
2015년 새누리당 ‘진박’ 사태 우려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여당의 권력 지형이 바뀌고 있다. 친윤 핵심인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가 물러나면서 이들의 자리를 ‘검핵관’(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나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진(眞)윤’이 채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새 비대위원장 후보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중 국민의힘 출신은 원 장관 뿐이다. 이들은 당과의 접점보다는 윤 대통령 측근으로 통한다.
한 장관은 검찰 출신으로 ‘윤석열 정권의 2인자’라 불릴 만큼 현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다.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거론돼왔다. 원 장관 역시 윤 정부 장관으로, 현재 가장 당 활동에 적극적인 인사로 통한다. 원 장관은 15일 청년재단 행사 후 기자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이든 간에 반성과 변화에 저 자신부터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역임했지만, 2021년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보수계열에 합류했다. 인 전 위원장은 당내에서 가장 먼저 ‘희생’ 메시지를 던져 주목을 받았으며, 윤 대통령과의 인연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 외에 새로운 인물이 있을까 싶다”라면서 “김장연대가 물러나면서 결국 이들이 비대위원장, 선대위원장 등 총선에서 주요 직을 맡을 것임은 자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14일 긴급 소집한 중진 연석회의에서 원 장관과 인 전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압축됐다고 한다.
문제는 새로 당에 투입될 인사들과 기존 당내 인사들 간의 권력 구도다. 벌써 당내에서는 새 비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한 장관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친윤계 인사들은 “삼고초려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했지만, 비윤계에서는 한 장관을 “새로운 김주애”, “윤 대통령의 아바타” 등으로 표현하며 반발했다.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그를 보호했던 초선 의원들의 재편도 불가피해졌다. 이들은 3월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에 연판장을 쓰며 친윤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김 전 대표 사퇴 전에는 10여 명의 초선 의원들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김 대표를 감싸는 글을 올리며 집단행동을 했다. 하지만 ‘윤심’으로 김 대표가 사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들은 침묵 상태로 돌입했다. 당내에서는 “초선들이 쇄신 대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2015년 ‘진박’ 사태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전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조원진 의원이 대구 동구을 이재만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내가 가는 곳은 모두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당시 현역이던 '비박' 유승민 전 의원을 저격했다. 이후 ‘진박’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여당에서는 충성 경쟁이 일었다. 당시 국민의당의 창당으로 야권이 재편되면서 여당의 대승이 예상됐으나, 선거 결과 과도한 진박 논쟁은 새누리당(국민의힘) 패배를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