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지도 향상…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풀무원이 가수 이효리를 지속가능한 식품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 전속모델로 기용했다. 이번 결정은 1984년 창립 이후 유명 연예인을 전속모델로 쓰지 않아 온 회사 원칙을 감안할 때 파격 그 자체란 평가다. 일각에선 '이효리 효과'를 등에 업고 '3조 원 클럽' 진입 전 샴페인을 미리 터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풀무원지구식단' 캠페인 전속모델로 이효리를 선정, 지하철·시내버스 옥외광고와 온라인 브랜드 영상을 먼저 선보인다. 내달부터는 TV CF영상 및 개별 제품 광고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그동안 풀무원은 유명 연예인을 전속모델로 쓰지 않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풀무원이 갑자기 원칙을 깨고 이효리를 기용한 건 브랜드 인지도를 널리 알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에서다.
이효리가 모델로 나선 풀무원지구식단은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다. 식물성 대체식품과 식물성 영양식품, 식물성 간편식 등 3개 카테고리 아래 두부텐더, 두부면, 두유면, 식물성 숯불직화불고기, 식물성 런천미트 등 30여 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식물성 식품 브랜드는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면서 업계간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풀무원도 내년 창사 40주년을 앞두고 '풀무원지구식단'을 핵심 브랜드로 육성, 2~3년 내 국내 시장에서 연매출 1000억 원 규모 브랜드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경쟁사 대비 뒤늦게 지속가능식품 시장에 뛰어든 만큼 풀무원은 이효리를 통해 지구식단을 널리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선 풀무원이 풀무원지구식단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3조 원 클럽' 입성을 앞당기기 위함이란 분석도 나온다. 연간 기준 해외 사업 매출이 적자 상태인 만큼, 이효리 효과로 내수 시장 매출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애초 풀무원은 2022년 매출 3조 원 달성을 중장기 비전으로 밝혔으나, 예상보다 목표 달성이 늦어지고 있다.
다만 올 들어 호실적을 보이고 있어 풀무원의 연내 3조 원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올해 1~9월 풀무원의 누적 매출은 2조2315억 원으로, 남은 4분기 실적 뒷받침이 될 경우 가능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풀무원의 연간 매출액은 3조388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17% 늘어난 572억 원이 예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 내 '리딩 브랜드' 자리를 차지하려는 식품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 됐다"면서 "앞서 '롯데온'과 '리복' 등이 이효리를 재빨리 선점, 그 효과를 누리고 있는 만큼 풀무원도 높은 파급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