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오브레전드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또 한번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더타임스가 선정한 ‘2023년 스포츠계 10대 파워리스트’에 오른 것인데요. 더타임스는 “페이커가 우사인 볼트처럼 올림픽의 주류 스타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까지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가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축제에 정식 종목에 편입되기는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입니다. 게임이 스포츠라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기 때문이죠.
‘대중화, 팀 단위 대결, 노력을 기반한 행위’를 바탕으로 스포츠라는 측면에 찬성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반대 측은 스포츠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폭력성, 게임의 사유화, 실수익성을 지적하곤 합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018년 “사람을 죽이는 묘사가 담긴 게임은 올림픽 가치와 일치되지 않는다”라고 단정지어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1년 11월, LoL e스포츠의 글로벌 총괄 나즈 알레타하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OC와 올림픽 종목 채택과 관련해서 가벼운 논의를 한 바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항저우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데에도 이 같은 배경이 있습니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스포츠 행사에 e스포츠가 종목으로 포함될 정도로 아시아 전역에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2019년 마닐라 동아시아게임에서는 지역 단위로 열리는 국제 스포츠 행사상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습니다.
또한 2022년 9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 시청 연령대의 급격한 증가를 지적하며 e스포츠의 도입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미국 시청자는 평균 39세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53세로 올랐다”며 e스포츠의 대중화를 부각하며 정식 종목 등록을 주장했습니다.
높기만 했던 스포츠와 마인드 스포츠 사이의 벽은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e스포츠와 관련해 상징적인 발표가 나왔습니다.
더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영향력 있는 스포츠 인물 10인을 소개하며 오타니·메시 등을 선정하고, 페이커의 사진을 가운데에 배치했습니다.
이어서 ”통상적으론 스포츠 섹션에서 e스포츠를 잘 다루지 않지만, 이제 페이커가 우사인 볼트처럼 올림픽의 주류 스타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더타임스가 e스포츠 스타를 ‘스포츠 부문 파워맨’으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9년 전 포브스 ‘30세 이하의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이제동 선수가 선정됐으나 당시에는 ‘게임’ 종목으로 국한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더타임스의 발표는 e스포츠와 스포츠의 경계가 점차 사라진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인데요.
그렇다면 선정된 당사자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견해는 무엇일까요. 그는 이렇게 종결합니다.
“보통 스포츠라고 하면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게 기존 관념인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