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특발성 폐섬유증’, 아직 완벽한 치료제 없어…새로운 치료제 개발 절실한 상황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신약 ‘베르시포로신(DWN12088)’의 임상 연구가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2023 국가신약개발사업 10대 우수과제에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대웅제약이 세계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9월 KDDF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신약 임상개발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대웅제약의 베르시포로신 연구는 ‘하이 퍼포먼스(High performance)’ 부문 우수과제로 선정되었다. 하이 퍼포먼스는 기술 이전 성과를 내거나 목표 마일스톤을 조기 달성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낸 과제에 수여한다. 대웅제약은 올해 1월 베르시포로신을 중국 CS파마슈티컬즈에 총금액 4128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시상식은 12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진행됐다. 같이 진행된 발표에서는 이지선 대웅제약 임상개발센터장이 연자로 나서 베르시포로신의 개발 배경, 글로벌 경쟁력 및 성과 등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센터장은 “2025년 내 총 102명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연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폐섬유증 외의 적응증 확장, 글로벌 기술 이전 등을 통해 베르시포로신의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베르시포로신의 임상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으로,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약 13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 질환이지만, 기존에 허가받은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심해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올해 5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베르시포로신은 한 쌍으로 이루어진 PRS 효소에 대한 선택적 결합을 통해서 환자의 생명에 필수적인 기능은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섬유화를 완화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즉,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능과 안전성 모두를 충족할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베르시포로신은 한국 및 호주에서 진행된 다수의 임상 1상에서 총 162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하고, 현재 한국 및 미국에서 다국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베르시포로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과 신속심사제도 개발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FDA의 신속심사제도에 지정된 약물은 개발 단계마다 임상 설계에 대한 상담 및 획득한 자료에 대한 조언 청취 등 허가 승인 과정에서 FDA와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세계 최초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 베르시포로신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서 약물의 경쟁력 및 상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아 기쁘게 생각하며 글로벌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 희귀성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 75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