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연간 6만톤 생산 능력 구축
LG화학이 북미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한 LG화학은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전지소재사업 매출을 2027년 20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LG화학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 카운티 클락스빌에서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클락스빌 내 170만㎡ 부지에 들어서는 양극재 공장은 연간 6만 톤(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주행 거리 500km의 고성능 순수 전기차 60만 대분의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북미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이 될 전망이다.
LG화학은 2026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해 연간 6만톤(t)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사의 수요 상황에 따라 생산 능력을 12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2027년까지 미국 공장 설립에 약 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시장 진출을 발판 삼아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소재사업 매출을 5조 원에서 20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테네시 공장은 2026년부터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LG화학은 지난해 GM과 양극재 95만톤 장기 공급 포괄적 합의를, 10월에는 도요타와 2조9000억 원 규모의 북미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테네시 공장은 북미 고객사 전용 공장으로 건설된다. 고객사 납품과 원재료 수입을 위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테네시 공장을 거점으로 현지에서 고객사와 양극재 개발 단계부터 소통하며 고객 맞춤형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반경 500~600km 내에 대부분의 고객사가 위치하고 있고 원자재 수입이 용이하다”며 “양극재 공장으로 출발하지만 LG화학의 북미 종합전지소재센터로 포지셔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사들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응한다. 테네시 공장은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울산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사용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광물과 전구체를 공급받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IRA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등이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신 부회장은 “가장 보수적으로 가정할 경우 총 10년 동안 보조금 혜택이 수천억 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미국 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와 소재 공급망 협력을 논의하는 한편, 부지 인근 전력 공급 업체와 협력해 태양광과 수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을 중심축으로 북미 1위 양극재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며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림 없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해 세계 최고 종합전지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LG화학의 비전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빌 리 테네시 주지사, 스튜어트 맥홀터 테네시주 경제개발부 장관,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 조현동 주미한국대사, 조 피츠 클락스빌 시장, 웨스 골든 몽고메리 카운티 시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남철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이향목 양극재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