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완전 변경’ 수준으로 신차 느낌 물씬 풍겨
안정적이고 무난한 주행…DCT 미션 아쉬움 남아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핵심 모델 투싼이 부분변경 모델 ‘더 뉴 투싼’으로 돌아왔다. 2020년 9월 출시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인 부분변경 모델이다. 기존(디 올 뉴 투싼)에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준수한 성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전체적인 틀은 유지하는 전형적인 부분변경 방식을 택했다.
작은 변화와 큰 변화를 동시에 완성한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직접 시승했다.
외관 디자인은 전작과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 기존 모델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디자인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쏘나타(쏘나타 디 엣지)의 사례처럼 과감한 디자인적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는 전반적인 형상은 유지하되 램프의 개수가 5개에서 4개로 줄었다. 같은 면적을 더 적은 램프로 채우며 각 램프가 갖는 정체성이 더욱 또렷해졌다. 수평적이고 와이드한 형상의 전면 그릴과 크롬으로 덧댄듯한 하단 가니쉬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측면 역시 전작의 번개가 치는 듯한 캐릭터라인을 대부분 그대로 차용했다. 다만 전체적인 수평선을 하나 줄인 형태로 보다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2755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가 완성하는 전체적인 비율은 스포티한 인상을 자아낸다.
후면에서는 각진 형태의 디자인을 활용해 SUV의 느낌을 강조했다. 다만 전작에서도 지적받던 방향지시등 위치는 오히려 더 아래로 내려갔다. 도로 위에서 다른 차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인 램프 위치가 뒷차가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외관이 다소 보수적인 변화폭을 가져간다면 실내는 완전변경 수준의 변화를 선보인다.
1열에서 느껴지는 디자인의 핵심인 스티어링 휠, 센터디스플레이,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변속 레버 등 나열할 수 있는 대부분 요소에서 전작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4-스포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형태로 변했으며 현대자동차 로고는 ‘H’를 의미하는 모스부호를 형상화한 네 개의 점으로 대체됐다. 센터디스플레이는 최근 출시되는 모델들처럼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변속 레버는 버튼식에서 컬럼 타입 전자식 레버로, 대시보드는 보다 수평을 강조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변속 레버가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위치를 바꾸며 센터페시아가 널널해진 만큼 수납공간도 넓어졌다.
많은 변화를 가져가면서도 차량 조작에 핵심적인 기능들은 버튼 형태로 배치해 조작성을 높였다. 새롭게 추가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전작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운전 편의성을 더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실내에서도 충분한 개방감을 제공했다.
2열에서는 충분한 리클라이닝 각도를 확보하는 등 넓은 공간을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다만 1열과의 거리나 리클라이닝이 충분한 반면 머리 공간(헤드룸)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웠다. 성인 남성 평균 키를 넘어서는 사람이 2열에 앉으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투싼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주행을 선사한다.
시승 차량인 가솔린 1.6 터보(2WD) 모델의 제원상 최고출력은 180마력(ps), 최대토크는 27.0kgf·m이다. 복합 연비는 이 모델의 17인치 타이어 기준 12.5km/L 수준이다. 국내 도로 사정상 도심 주행이 잦은 점을 고려하면 출력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주행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부드러운 주행감’이 느껴진다. SUV임에도 세단처럼 안정적인 질감이 느껴지는 주행을 선사한다. NVH(소음·진동 및 잡음) 성능 또한 차체 외부에서 전달되는 불편함 대부분을 걸러준다. ‘지면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은 아니지만 직선 주행에서, 코너링 구간에서 흔들림이 큰 편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도 지적받던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로 인한 아쉬운 느낌은 남아있다. 평지 주행이나 고속 안정성 등에는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듬었지만, 정지 후 재출발, 언덕 재출발·가속 등 일부 상황에서 차가 앞으로 나아가길 버거워하는 느낌이 든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인 셀토스, 코나 등에도 8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이 정도의 아쉬움을 제외하면 사실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 조용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충격을 잘 흡수하며 운전자와 탑승객이 당황스러울 상황도 크게 없다. 전반적으로 단단하게 잘 짜여진 주행 질감을 선사하는 차다.
어느덧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으로 발돋움한 현대차그룹의 베스트 셀링카.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투싼이 어떻게 이러한 위상을 얻게 됐는지 잘 보여주는 모델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미래지향적인 실내 공간, 안정적인 주행까지 나무랄 데 없는 모델이다.
옵션에서 일부 타협한다면 3000만 원 초중반에도 살 수 있는 준중형 SUV로는 압도적인 강점을 지닌 차량이다.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육각형 SUV를 원한다면 꼭 투싼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