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내년 2월 국내 시장 철수에 빈자리 경쟁
아프리카TV, ‘트위치 웰컴’ 전략ㆍ‘숲 ’사명 변경도
네이버, 내년 ‘치지직’ 공식 출시…서비스 연계 강점
국내 스트리밍 업계 1위였던 아마존 플랫폼의 트위치가 내년 2월 말 한국 사업 철수를 발표하자, 빈자리를 놓고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쟁이 시작됐다. 기존 2위인 아프리카TV와 ‘치지직’으로 도전장을 내민 거대 플랫폼 네이버의 대결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6일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5조2379억 원에서 2028년 23조7498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트위치와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했던 아프리카TV는 기존 트위치 이용자들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은 트위치 52%, 아프리카TV 45%였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트위치 웰컴’을 진행한다.
아프리카TV는 이용자가 트위치 계정을 아프리카TV에 연동하면 자동으로 아프리카TV 내에서 매칭이 이뤄지고, 트위치 계정으로도 로그인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전환한 스트리머는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인정해 ‘베스트 BJ’ 신청 조건인 500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는 트위치 계정 연동 이용자들에게 우선 노출되고 스트리머 구독자 10만명에게는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한다.
다만 스트리머들의 아프리카TV 행 걸림돌은 ‘이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프리카TV에서는 욕설, 노출 등 부적절한 방송으로 문제를 빚어온 바 있다. 이에 아프리카TV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명까지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서수길 전 아프리카TV 대표는 내년 3월 아프리카TV의 이름을 ‘숲(SOOP)’으로 바꾸고, 사명도 아프리카TV에서 ‘숲코리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통해 경쟁에 참전했다. 19일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베타(시험 버전) 테스트를 시작했다. 강점은 기존 네이버 생태계 서비스와 결합이다. 시청자는 별도 재화인 ‘치즈’를 네이버페이로 구입해 후원할 수 있다. 네이버 검색, 게임판, 네이버 카페, 클립(숏폼 서비스) 같은 네이버 자체 서비스와 연계해 생태계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게임 방송에 적합한 이용자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등도 치지직의 장점이다. 최대 1080p 60fps, 비트레이트 8Mbps 등 고화질 해상도나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 텍스트 투 스피치(TTS) 보이스 후원 등의 기능이 우선 제공된다. 스트리머가 팬들과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치지직 스튜디오’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스트리머는 구독자 관련 데이터, 상세 후원 내역, 콘텐츠 분석 자료 등 채널 관리를 위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치지직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공개 하루 만에 치지직 애플리케이션(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공개 3일 만에 800만 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은 스트리머도 있었다.
다만 스트리머들의 네이버 행 걸림돌은 ‘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연령 제한 방송 스트리머들은 네이버로 옮기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게임 스트리머 중 ‘서브컬처’(하위문화) 성격이 강한 게임 스트리밍이 많았던 만큼 네이버 같은 포털로 옮겨가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위를 차지하기 위한 두 플랫폼의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규제 이슈를 피하고자 게임 및 e스포츠 위주로 스트리머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아프리카TV는 보이는 라디오에 강점을 가진 만큼 관련 콘텐츠를 운영하는 스트리머 확보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