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국제경쟁력 높여 태개 길 찾고
민간 무역전문가 활용…난국 돌파를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에서 우리 국민들이 선진국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무역 덕분이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해 경제대국의 위상을 유지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무약횐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ESG와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배출가스 관련 넷제로, 탄소국경조정세 등 많은 이슈로 이제는 물건만 잘 만들어서는 세계시장에 내다 팔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건전한 노사관계,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 사회적 책임, 환경에 대한 노력과 투자 등 모든 면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평가받아야 투자를 유치하고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요동치는 국제정세와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패권주의와 2년이 넘도록 끝날 기미가 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국의 소비위축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가 무역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22년의 우리나라 무역 성적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해 온 무역이 1997년 외환위기로 8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래 25년 만에 사상 최대 규모인 478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때까지 역사상 최고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1996년 206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였다.
올해 경제성장을 예측하면서 우리 정부는 급격히 늘어난 무역적자가 일시적인 현상이며, 하반기에는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경기의 ‘상저하고’를 주장해 왔지만 지금까지 경기가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대한민국의 무역 성과를 살펴보면 여전히 불안하다. 수출이 8.5% 감소한 5750억 달러, 수입은 12.2% 감소한 5895억 달러로 우리나라 역사상 세번 째로 큰 14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IMF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무역경쟁력은 196위를 기록해 암울한 현실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의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지만 수출의 증가가 주로 대미 수출에서 일어나면서 미국의존도가 높아지는 것도 국가적 리스크다.
우리나라의 무역은 2011년도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고 수출은 세계 5~7위의 수출강소국이었으나 지난 13년간 무역은 답보 상태를 유지하며 1조~1조 3000억 달러의 박스권에 갇혀 한발짝도 앞으로 나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2020년에 무역 2조 달러를 달성하고 지금쯤 무역 3조 달러를 향해 매진하고 있어야 한다.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1호 영업사원으로 나서서 세계 각국을 뛰어 많은 성과를 냈다. 문제는 이를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서 여하히 성공적으로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정상회담의 과제를 기업과 현장에 접목해서 결실로 이끌어 낼 전문가들이 존재하느냐의 문제가 관건이다.
위축된 수출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지원해야 한다. 중소무역업계는 제품개발 및 판로개척뿐 아니라 ESG 관련 다양한 교육 및 컨설팅을 필요로 한다. 당장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장에서 어떤 환경 유해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고, 6가지 배출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의 생명선인 무역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즉시 해결할 능력 있는 민간 무역전문가가 대통령을 대신해 발로 뛰는 ‘호민관’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지난 1년 동안 500명 이상의 전문가와 기업가, 관련 시군 관계자들을 만나서 많은 문제를 해결한 강원도 민간 ‘호민관’ 제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