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이 삼성카드를 두 달 연속 제쳤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삼성카드가 여전히 앞서고 있으나 격차가 좁혀지면서 본격적인 2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1월 기준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10조9901억 원으로 집계돼 신용카드사 중 2위를 차지했다. 삼성카드는 10조5043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가 개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삼성카드를 앞선 것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11조9억 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11조9941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국내외에서 이용한 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등 이용한 금액을 합산한 액수를 뜻한다. 본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신용판매 점유율은 시장 우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한동안 삼성카드가 2위 자리를 고수해왔지만, 현대카드가 10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개인 신판 2위를 지켜내자 업계 내에선 2위권 순위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대카드는 최근 성과에 대해 데이터 사이언스와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를 통해 고객의 선호도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혜택과 콘텐츠를 추천한다. 리스크 관리와 채권 회수 업무에도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연체율 관리도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산건전성 위주의 경영 전략을 펼쳐온 덕분에 당기순이익 성장과 0%대 연체율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카드 업황 악화 속에서 애플페이를 도입해 공격적인 외형확장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올해 초 도입한 애플페이로 신규 회원 수가 크게 늘어 이용액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삼성카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경쟁을 지양하고 저수익 자산을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무이자 할부와 자동차 캐시백 마케팅을 줄이는 등 무리한 영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삼성카드는 리스크 관리를 통한 유동성 확보를 이뤄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3분기 말 기준 90일 커버리지 비율은 444%에 달했다. 카드사 평균 164.6%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부채 대비 가용 유동 자산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외형확대를 통해 성장하는 전략과 내실경영,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을 도모하는 전략 등 카드사마다 경영 전략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최근 카드 업황 악화 속에서도 본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이 크게 늘어나 업계 2위권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