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하마평에 법조인 출신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선 법조인 공관위원장이 들어서면 “원칙을 지켜 공천을 할 것”이란 평가와 “정치를 몰라 꼭두각시가 될 것”이란 지적이 맞서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공관위 출범 시한 일주일을 앞두고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결정은 순간과 찰나다. 아직 한 위원장은 거기까지 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조인이냐, 아니냐. 반응이나 우려는 다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의힘 공관위원장 하마평에는 법조인 출신들이 대거 거론되는 상황이다. 만 25세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안대희 전 대법관부터 정상명 전 검찰총장, 판사 출신 황정근 전 윤리위원장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양창수 전 대법관, 김용덕 전 대법관 등도 후보군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 당은 양 전 대법관 유력 검토설이 제기되자 “특정인을 유력 검토한 바 없으며, 내일 비대위에서 의결할 계획도 없다”고 즉각 해명했다.
이외에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도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중이다.
법조인 출신이 주로 거론되면서 당 안팎에서도 찬반 여론이 일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본지에 “가급적 법조인이 아닌 사람이 오는 게 좋다. 검사는 절대 안 된다”며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 오면 꼭두각시가 되는 게 아니겠나. 정치를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 낫다”고 반응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검사 출신이 하는 건 지금 시기에는 안 맞다”며 “대통령, 비대위원장, 공관위원장 다 검사 출신이면 아무리 일을 옳게 한다고 해도 외관상으로 비판받기 딱 좋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천은 도덕성과 윤리성이 제 1관문이다. 그걸 놓고 보면 항상 공관위에는 법조인들이 일정 부분 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 공학’에 아주 밝은 분이 와서 국민들 눈높이에 안 맞는, 눈살 찌푸리게 하는 그런 공천을 하면 안 된다. 그런 점은 우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사 출신을 포함해 ‘법조인 공관위원장’에 힘을 실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19대 총선 때 정홍원 전 고검장이 오셔서 친박, 비박의 갈등 속에서도 원칙을 잘 지켜 공천을 잘 했다”며 “선거에서 그래도 선전을 한 선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있지 않은 사람이 왔을 때 비교적 원칙과 시스템 공천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