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달 이전상장주 집중…패시브자금 유입 기대감 반영
증권가 “주가 과열 양상” 분석
포스코DX 주가가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시들한 모습이다. 포스코DX에 베팅했다 물린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불안감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맞게 주가가 조정을 겪으면서 지난해 상승분을 뱉어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전상장이 당장의 주가 상승을 이끌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이전상장 당일(2일)부터 직전 거래일(5일)까지 17.92% 하락해 6만90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7만5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포스코DX는 꾸준히 하락해 6만 원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는 42위다.
이전상장 전 포스코DX는 시총 11조 원에 달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4위를 기록하던 ‘코스닥 대장주’였다. 이전상장 기대감까지 겹치며 지난해에는 급등세도 이어왔다. 포스코DX는 2023년 한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이 기간 총 11배 넘게(1087.20%) 올랐다. 지난해 연초 포스코DX의 주가는 6000원대였지만, 연말 7만 원대까지 급등했다.
통상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패시브 자금(시장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여겨진다. 실제 코스피 시장에서 코스피200이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되면 대규모의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코스피200 지수 특례 편입의 경우는 15거래일 동안 평균 시총이 50위 이내면 가능하다. 포스코DX는 코스피200 지수에 3월 편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포스코DX를 포함해 이전상장이 예정된 종목들은 그 기대감에 코스닥 시장에서부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 셀트리온헬스케어(4위)와 HLB(5위), 포스코DX(6위)가 올랐다. 엘앤에프와 포스코DX는 각각 기관 투자자 순매수세 15위와 1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전상장 이슈가 주가에 선반영된 되면서 이전상장 이후에는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모양새다. 포스코DX는 이전상장일부터 직전 거래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2위(753억 원)에 올랐다.
패시브 자금 유입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추종 자금을 20조 원으로 가정할 경우 예상되는 패시브 수급은 약 540억 원 수준이다. 엘앤에프와 HLB의 경우도 이전상장 후 코스피200에 편입됐을 때 각각 830억 원, 1000억 원의 수급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전상장 관련주가 단기간에 과열됐다는 경고도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MSCI 편입 후보군과 코스피 이전상장 모멘텀 종목의 주가 선반영이 과도한 측면은 있어 보인다”며 “6월까지 패시브 수급 효과를 반영하기에는 최근 주가 선반영은 다소 이른 감이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