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이 제81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총 3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이 연출한 ‘성난 사람들’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미니시리즈, 영화 부문(Best Television Limited Series, Anthology Series, or Motion Picture Made for Television) 작품상을 받았다.
‘성난 사람들’의 출연 배우들인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을, 스티븐 연의 상대역을 연기한 베트남 혈통의 앨리 웡은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특히 스티븐 연은 이번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어 그를 향한 환호가 쏟아졌다. 무대에 오른 스티븐 연은 수상 소감에서 “정말 신기하다. 평소 내가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개 고독과 고립에 관한 것인데, 이곳에서 이런 순간을 맞으니 다른 모든 사람이 떠오른다”며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같은 느낌”이라며 가족과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해 4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이 드라마는 한국계 작가 이성진이 감독과 제작, 극본을 맡은 10부작 드라마로 주연인 스티븐 연 외에도 죠셉 리, 데이비드 최, 애쉴리 박, 저스틴 민 등 다수의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출연했다. ‘성난 사람들’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고로 화가 나 복수전을 벌이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의 몰입을 끌어내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난 사람들’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로 인정받는 에미상 미니시리즈 부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 13개 후보에도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티븐 연도 에미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전세계로부터 인기를 얻은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와 ‘미키 17’(2024),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 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재미동포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2021)로 2022년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