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차에 뺏긴 영업이익 1위 자리 노린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지난해 한 해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밑돌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1위 자리도 현대차에 내줬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현대차에 뺏긴 왕좌의 자리를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6조54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4.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58조16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4.58% 감소했다.

반도체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2조 원대 적자를 냈다. 그러나 최근 4분기엔 1조 원 대로 영업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에선 전망하고 있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반도체 부문 회복에 삼성전자가 올해는 지난해 현대차에 내준 실적 1위 기업 자리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14년 연속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현대차(1위), 기아(2위)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가 35조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5.3배가 넘는 수치다. 영업이익의 반등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세 덕분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치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최근 전 산업에서 인공지능(AI) 탑재가 이뤄지기 시작한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차세대 메모리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현대차, 기아는 올해 글로벌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 등으로 전체 판매량은 전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영업이익도 현대차는 14조5255억 원, 기아는 11조4422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3일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국내 70만4000대, 해외 353만9000대 등 총 424만3000대로 밝혔다. 이는 지난해 421만6680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도 전년 대비 3.7% 증가하는 수준인 총 320만대의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