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낮추고 효율 높여...백화점 3사 활용 계획 점점 늘어
오프라인 채널은 ‘마케팅’, ‘서비스 상담’ 위주 활용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정보기술(IT)ㆍ가전 전시회 CES 2024의 최대 화두가 인공지능(AI)인 가운데, 유통업계도 AI를 업무 전반에 활용하는 사례가 활발하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면서도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데다, 그동안 판매 데이터를 구축해 향후 사업 다변화에도 적용하는 추세다. 다만 오프라인 채널에선 아직 고객 경험과 대면 서비스가 중요해 아직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난제가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은 AI 기술을 개발·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손잡고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부터 마케팅 카피라이팅을 담당하는 AI 시스템 ‘루이스’를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루이스는 현대백화점 오프라인과 애플리케이션 내에 걸리는 광고 카피, 판촉 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돼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을 3~4시간 정도 단축했다”고 말했다. 루이스가 제작한 대표 문구는 현대백화점 봄 패션 판촉행사 문구 ‘그대가 꽃피는 계절’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빅데이터를 활용해 AI 고객분석모델 ‘S마인드’ 모델을 개발, 운영 중이다. 소비자의 과거 쇼핑 이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제품판매 기능은 없어, 일종의 유튜브 알고리즘식으로 고객에게 콘텐츠를 추천한다.
업계 일각에선 ‘생성형 AI’를 활용해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AI 기술이다.
롯데쇼핑은 작년 9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업스테이지’와 생성형 AI 상호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신규 서비스 및 유통 특화 생성형 AI를 개발 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세분화된 고객의 관심사와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 ‘AI 기반 고객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는 챗봇을 활용해 고객이 많이 하는 질문에 빠른 대답을 했다면, 앞으로는 생성형 AI를 통해 고객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롯데쇼핑은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기반 자동발주 시스템도 개발, 유통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생성형 AI 활용 움직임은 특히 온라인에서 활발하다. 작년 6월부터 롯데쇼핑 이커머스 롯데온은 AI가 이미지를 그려주는 프로그램인 ‘미드저니’를 본격 활용해 광고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광고물을 디자인하는 데 대략 4시간이 걸린다면 미드저니는 30분 정도면 가능하다.
다만 오프라인 채널에서 AI 도입은 더딜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직접 경험과 대면 서비스는 유통채널, 특히 판매 부문에서 중요한 영역이라 AI 도입이 여의치 않다”며 “판매 외적인 영역인 마케팅 업무와 고객 상담 서비스 부문 등에서 생성형 AI를 우선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