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리티스 스히나스 EU 부집행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테일러 스위프트가 5월 유럽에 온다”며 “그가 유럽의 젊은층을 위해 (미국에서 그랬듯) 같은 일을 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은 스위프트의 유럽 투어 첫 공연이 열리는 5월 9일이 마침 EU가 기념하는 ‘유럽의 날’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젊은 사람만큼 젊은 유권자를 더 잘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지난해 9월 스위프트가 SNS를 통해 미국 젊은층에 유권자 등록을 요청하자, 하루 만에 3만5000명이 등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위프트의 언론홍보 담당팀 중 누군가가 이 기자회견을 보고 우리의 이런 요청을 그에게 전달해주기를 정말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유럽의회 선거가 다가오면서 젊은 유권자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EU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979년부터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는 1999년 이후 2014년까지 계속 50% 미만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율도 계속 낮아지면서 2014년에는 역대 최저치인 42.61%를 기록했다.
직전 선거인 2019년 투표율은 50.66%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50%를 넘겼는데, 당시 10대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EU법에 따라 회원국은 저마다 선거연령을 정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독일·몰타·벨기에 등 4개국은 만 16세부터 선거가 가능하다. 그리스는 17세부터, 나머지 회원국의 경우 18세부터 참정권이 있다.
올해 선거에선 유럽 각지에 몰아친 ‘극우 돌풍’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면서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EU는 판단하고 있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도 “이제는 청년이 투표권을 행사해 EU 정책을 칭찬 혹은 비판할 때”라며 “그러려면 2019년처럼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6∼9일 EU 27개국 전역에서 실시되는 올해 선거에서는 5년 임기 720명의 유럽의회 의원이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