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수비의 신’ 될 드라구신…손흥민과 함께 뛴다

입력 2024-01-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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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브리시오 로마노 소셜 미디어 계정 캡처)

라두 드라구신(22, 제노아)의 선택은 토트넘 홋스퍼였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 대어로 꼽힌 드라구신이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게되면서 치열했던 드라구신 영입 경쟁이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SNS를 통해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간다. 토트넘과 제노아는 드라구신 이적에 대한 문서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기본 이적료 2500만 유로(약 361억 원)에 옵션 500만 유로(약 72억 원). 총 3000만 유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토트넘은 2500만 유로를 제안했다. 하지만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 경쟁에 참여하자, 추가 지출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제노아에서 93만 유로(약 13억 원)를 받던 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연봉을 약 3배 이상 올려 받게 됐다.

드라구신은 토트넘과 2029년 6월까지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최대 고민은 센터백…‘21살 수비수’ 역량 "장난 아니네"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에 적극 나선 것은 이번 시즌 최대 고민이 바로 수비자원이었기때문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 센터백 조합이 부상으로 무너지면서다. 판더펜은 지난달 7일 프리미어 리그(PL) 11라운드 첼시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고 판더펜은 지난해 12월부터 훈련장으로 돌아왔지만, 복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로메로도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미키 판 더 펜.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은 즉시 전력보강이 필요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달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썼다. 그동안 내가 착한 일을 했는지 못된 짓을 했는지 어떤 선물을 받느냐에 따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겨울 이적 시장 전력 보강과 선수 영입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당초 물망에 올랐던 선수들과 토트넘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토트넘은 드라구신으로 빠르게 선회했다.

루마니아 출신의 2002년생 수비수 드라구신은 191cm의 큰 키로 압도적인 제공권과 피지컬을 자랑한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서 유스를 거쳐 프로에 데뷔한 그는 삼프도리아와 살레르티나에서 임대 생활을 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 시즌 임대로 간 세리에 B(2부) 제노아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격을 보태기도 했다. 제노아는 완전 이적 옵션을 발동시키며 드라구신 완전 영입에 성공했다.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제노아에서 19경기에 출전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드라구신은 세리에 A 17라운드 기준 가장 많은 공중볼 경합 승리(53회)를 기록했다. 수비 또한 출중하다. 드리블 돌파 허용은 단 한 번밖에 없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두 번째로 많은 클리어링(87회)을 기록했다.

드라구신은 피지컬에 더해 빌드업 능력도 갖추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제노아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 매체는 “제노아가 공격을 전개할 때 드라구신을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루마니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이다. 21살 어린 나이인데도 대표팀에서 13경기를 치렀다.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재킹 시도’ 뮌헨에 나폴리까지…마지막에 웃은 토트넘

토트넘의 드라구신 영입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뮌헨이 영입전에 끼어들며 하이재킹을 시도한 탓이다. 9일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바이에른 뮌헨이 제노아와 이적료 협상을 마쳤다”며 “드라구신 영입 경쟁에서 토트넘을 추월했다. 하지만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 역시 “바이에른 뮌헨이 드라구신을 영입 후보 목록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체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도 SNS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드라구신을 하이재킹하려 한다”며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그의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결국 웃은 것은 토트넘이었다. 디 애슬레틱과 이탈리아 잔루카 디 마르지오 등은 10일 드라구신이 뮌헨을 거절하고 토트넘 합류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로마노는 “드라구신은 오늘 늦게 런던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미친 사가는 끝났다”라며 설명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2호 영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1호는 RB 라이프치히에서 단기 임대로 데려온 공격수 티모 베르너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다. 완전 이적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구신의 에이전트인 플로린 마네아는 “우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거절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드라구신은 토트넘과 약속을 했고,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 우리는 조금 충격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오전 8시에 결정이 내려졌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그래서 뮌헨을 거절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게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들의 결정이었다. 드라구신은 행복하게 토트넘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토트넘은 공격과 수비 문제를 하나씩 해결했다. 다만 중앙 미드필더 보강 숙제는 아직 남아있다.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가 1~2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한다. 현재 벨기에 리그의 로얄 앤트워프에서 뛰고 있는 아르투르 페르미렌이 토트넘과 연결되고 있다.

▲(출처=더선 홈페이지 캡처)
베르너ㆍ드라구신 품은 토트넘…베스트 11 예상 보니

영국 언론에서는 베르너와 드라구신이 합류한 토트넘의 새 베스트11을 제시했다.

더선은 7일 “1월 이적시장 이후 토트넘 선수단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토트넘이 공격진에 티모 베르너, 수비진에 새로운 센터백들을 배치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세 가지 베스트 11 예상 라인업을 공개했다.

첫 번째 예상 라인업은 베르너와 손흥민을 양 측면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이다.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최전방에, 베르너가 왼쪽, 손흥민이 오른쪽에 선다. 중원에는 올리버 스킵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지오반니 로셀소로 조합이다. 수비진에는 데스티니 우도기, 이타쿠라,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를 배치했다. 골키퍼는 굴리엘모 비카리오.

두 번째 예상 라인은 손흥민이 원톱에, 베르너가 왼쪽, 브레넌 존슨이 오른쪽 측면을 담당한다. 중원에는 로셀소 대신 이브 비수마가 투입, 스킵, 벤탄쿠르와 호흡을 맞춘다. 비카리오 골키퍼와 수비진 네 자리는 변화가 없다.

세 번째 예상 라인업은 4-1-2-1-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으로 구성됐다. 손흥민과 베르너는 여기서 투톱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로셀소가 위치했다. 3선에는 스킵과 비수마, 벤탄쿠르가 출전한다. 수비진에는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드라구신과 출전한다. 좌우 측면 수비와 골키퍼는 변함없이 우도기, 포로, 비카리오가 이름을 올렸다.

더선은 “베르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휘하에 즉각적으로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캡틴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인해 몇 주간 결장하게 됐다. 베르너가 윙에 가고 히샤를리송이 전방에 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구신에 대해선 “부상에서 막 복귀한 미키 판더펜, 부상 당한 로메로 대신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등 풀백에 의존하고 있는 토트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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