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상승분이 전체 절반 이상 차지
연준, 기준금리 인하 시점 늦출 수도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1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1월(3.1%)과 시장 전망치(3.2%)를 모두 웃도는 성적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자동차 보험료도 부담이 됐다. 보험료는 20.3% 상승하면서 1976년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CPI는 전월 대비로도 0.3% 상승해 전망치(0.2%)를 넘어섰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9%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전망치(3.8%)보다 가파른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전월로는 0.3%에 그치면서 전망치에 부합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CPI 상승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3%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기업들이 과잉 재고 정리를 마무리함에 따라 핵심 상품에 대한 인플레이션 완화 압박은 올해 하반기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더딘 인플레이션 완화가 자칫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X의 존 마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CPI 상승은 경제회복의 예측 불가능성과 거시경제 데이터의 불투명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신호”라며 “시장은 잠재적인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고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흐 애널리스트는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가 여전히 더디고 2%까지 직선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준은 임박한 금리 인하에 대한 생각을 계속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