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작품 네이버·카카오 연재…올해 2개 작품 카카오 독점 공개 예정
14일 진수글 오늘의웹툰 대표는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웹툰 시장은 2021년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연간 30% 이상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국내외에서 웹툰 서비스 제공 업체로 입지를 다지고 있기도 하다. 웹툰 산업의 성장은 다른 산업으로 경제적인 파장을 미친다. 인기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그럼에도 대다수 작품이 작가와 편집자의 판단에 의지해 제작이 이뤄지고 흥행 예측도 기존 흥행작과의 유사성, 자극적인 소재에 의존하고 있어 콘텐츠 창작자의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시장이 커지고 작가들도 늘고 있으나 모든 작품이 성공을 거두는 것이 아니다. 여타 문화산업이 그러하듯 소비자가 ‘원픽’한 일부 작품만이 소위 ‘대박’을 친다.
오늘의웹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품의 상업적인 성과를 제작 극초기 단계에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 ‘웹툰 애널리틱스’를 개인 창작자 대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웹툰 흥행 분석 서비스 업체다.
진 대표는 “네이버 검색연구센터에서 각종 서비스의 추천 모델링을 연구했으며 팀 내에서 만화를 가장 좋아했기 때문에 네이버웹툰의 추천 모델링 도입을 담당했다. 창업을 위해 퇴사한 후에는 가장 자신 있는 데이터 분석이라는 기능과 가장 좋아하는 웹툰이라는 산업을 합쳐 웹툰 데이터 분석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명을 오늘의웹툰으로 정한 것에 대해선 “매일 밤 열시, 열한 시가 되면 웹툰이 업로드된다.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자 잠깐 복잡한 세상을 잊고 웹툰을 보는 시간이다. 누군가를 매일 밤 행복하게 해주는 웹툰을 만들고 싶다는 소명의식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누구보다 ‘오늘’의 웹툰을 잘 이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오늘의웹툰은 웹툰 애널리틱스를 통해 9개 작품을 발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메이저 플랫폼에서 정식 연재했다. 또 올해 중 카카오에 2개 작품을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매출관리 도구 ‘웹툰 메트릭’을 출시해 연재 중인 작품의 매출 개선에 활용함과 동시에 좋은 콘텐츠를 가진 대형 제작사에 솔루션 공급을 하고 있다.
웹툰 애널리틱스는 현재까지 누적 2000여 작품에 대해 데이터 분석을 제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매년 말 개최하는 ‘과제부활전’은 2022년 119개 작품, 2023년 238개 작품이 접수돼 아마추어 작가가 거쳐 가는 과정으로 성장했다. 웹툰 메트릭은 타 제작사, 개인 제작자와의 제휴를 통해 현재 50여 작품에 관리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형 제작사와 마케팅 캠페인도 함께 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 분석 기술은 웹툰 업계 내에서도 생소하다. 그렇기에 연재 작품의 상업성을 분석하는 것은 오늘의웹툰의 고유한 기술이다. 진 대표는 “제작면에서 보편적인 웹툰 제작사의 방식은 주로 인기 있는 웹 소설을 웹툰화 하는 것으로, 오리지널을 발굴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제작 여부를 결정하는 오늘의웹툰의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오늘의웹툰은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소 작품 개발의 난이도는 있지만 웹툰 애널리틱스를 활용, 훨씬 많은 작품을 발굴함으로써 이를 극복하려 한다”고 포부도 밝혔다.
그는 ‘쇼츠’의 유행으로 웹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현상과 관련해서는 “그럼에도 올해 역시 많은 작품이 제작될 예정이고, 플랫폼에 연재하게 되어도 독자 눈에 띄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점차 웹툰 산업은 파트별로 업무가 분업화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며 CP 사에는 제작만으로 끝나지 않고 마케팅 역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오늘의웹툰의 비즈니스 모델은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솔루션 공급’ 두 가지 축이다. 현재는 콘텐츠 제작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진 대표는 “작년 9월부터 마케팅 솔루션 기업 간 거래(B2B) 공급이 시작되고 이미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고 있어 올해 성장 폭에 대한 기대가 크다. 데이터 분석은 아마추어 작가의 생태계를 후원하는 측면이 크고 오늘의웹툰은 이를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웹툰은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드파티이기도 해서, 이 기능을 활용해 좋은 작품을 가졌지만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거나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제작사들과 연대에 가까운 협업을 해 나가려고 한다”고 목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