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어릴 적 충청인으로 살았다…서울에 와서도 충청인의 마음”
‘특권 포기’ 거듭 강조…野에 ‘불체포 포기·세비반납’ 재차 제안
전국을 순회 중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청남도에 들러 ‘중원 민심’을 청취하고 총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그는 충청권이 ‘스윙보터’임을 강조하며 “충남인의 마음을 얻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14일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새해 인사를 전하며 “저는 어릴 적 충청인으로 살았다. 서울에 와서도 충청인의 마음으로 살았다”고 입을 뗐다.
그는 “충남은 수많은 애국선열들과, 그들의 삶을 배출해온 곳이다.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등 이분들의 공통점은 꺾이지 않는 의지와 절개”라며 “그게 충남인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남은 늘 대한민국 전체의 생각을 좌우해온 스윙보터였다”며 “충남인의 마음을 얻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충청권은 역대 선거 때마다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그런 만큼 여야 모두 탈환에 사활을 건 지역이기도 하다. 21대 국회에선 충남 지역구 11곳 중 6곳이 더불어민주당 및 범야권 성향 의원들이 현역인 상태다.
한 위원장은 “충남인의 정신”을 거듭 언급하며 ‘특권 포기’를 정치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충남인들은 부패하지 않는 정치,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를 가장 잘 알아봐주시는 분들”이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충남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서 수차례 제시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국회의원 세비 전액 반납’을 재차 꺼내들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보호해야 하는 민주당은 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한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금고형 이상의 유죄 확정이 된 국회의원은 재판기간 동안 지급된 국민 혈세와 세금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묻는다. 이 두 가지를 받을 것인가, 안 받을 것인가”라며 답변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정치인의 특권을 하나하나 포기할 것”이라며 “두 개를 말씀드렸는데 앞으로 셋째, 넷째 정치개혁 시리즈를 계속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추후 추가 개혁방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관련해 한 위원장은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 개혁 방향’에 대해 묻는 말에 “저는 상대당인 민주당과 누가 더 국민이 보시기에 정치적 성과를 내느냐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바로미터 중 하나가 ‘어떤 특권을 과감하고 실천적으로 내려놓느냐’이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지역 현안 해결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충남 동료시민들의 일상에 존재하는 각종 격차를 해소하고, 유능한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하고, 유수기업을 더 많이 유치해서 양질의 일자리가 넘쳐나고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남인들의 삶을 바로바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들을 꼼꼼히 발굴해서 (충남도당이) 중앙당에 요청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추후 진행될 공천 방식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이기는 공천과 멋져 보이는 공천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 것이냐’는 질문에 “공천이란 건 사실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며 “개별적으로 공천 작업에 들어갔을 때 나와야 할 문제다. 미리 단순하게 ‘이런 방향으로 하겠다’고 끼워 맞추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지 열기는 이날 충남에서도 이어졌다. 행사장에는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 ‘동료시민의 행복’ 등 그간 한 위원장이 자주 써오던 문구들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됐다. 건물 입구엔 YC청년회의 충청 회원들이 한 위원장의 지역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길게 늘어트린 채 그를 맞기도 했다.
이날 당직자와 당원, 일반 지지자를 포함해 총 2000여명의 인파가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행사엔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홍문표 충남도당위원장, 정진석·이명수·성일종 의원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이 함께했다.
한 위원장의 취임 후 지역 방문은 이번이 11번째다. 한 위원장은 새해 첫 주부터 전국을 순회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대전·대구·경북·광주·충북·경기·강원·경남·부산을 찾아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