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하비주행시험장 기술진 인터뷰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위상이 정말 달라졌습니다. 과거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산업의 ‘패스트 팔로워’로 불렸지만 이젠 더 이상 팔로워가 아닌 ‘마켓 리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세 시간을 달리면 모하비 사막 한복판에 위치한 현대차·기아의 모하비주행시험장이 나타난다.
11일(현지시간) 이곳에서 매튜 알 시어 미국기술연구소 내구시험팀 모하비주행시험장 운영파트장과 랜스 맥러스 샤시열에너지성능험팀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미국기술연구소에서 20년 간 근무한 알 시어 파트장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성장과 함께했다. 그는 최근 미국 시장 4위로 올라선 현대차·기아의 위상 변화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알 시어 파트장은 “주변에도 현대차·기아가 그간 이룬 발전에 놀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 덕분에 이룬 성과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각지에 걸친 협력으로 얻어낸 다문화적(multicultural) 시너지가 우리 회사만의 독특한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오프로드 주행성능 평가와 튜닝을 담당하는 맥러스 책임연구원도 “어쩌다 경쟁사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분명 우리 차량이 더 낫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다”며 “우리 차를 타보면 실제로 더 낫다는 걸 알게 되고,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 내놓는 모든 차량은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최근 현대차·기아의 차량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곳에서 진행하는 반복된 시험과 튜닝의 결과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맥러스 책임연구원은 “기본 트림부터 우수한 주행 성능과 패키징, 디자인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고객 입장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상품성을 갖췄다”며 “오프로드 측면에서도 장애물이나 험로를 더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도록 튜닝하고 운전자의 안전성을 강화한 여러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아 텔루라이드와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얼마나 험난한 경사와 돌길을 오를 수 있는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차량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시험을 하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했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따라 모하비 주행시험장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알 시어 파트장은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20년 전만 해도 필요하지 않던 새로운 테스트를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다”며 “사막 환경에 맞춰 다양한 시험로와 연구 시설을 짓고, 관리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맥러스 책임연구원은 “전기차는 과거 내연기관차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그에 맞춘 교정을 필요로 한다”며 “예전에는 많은 출력과 토크를 내는 방법을 주로 연구했다면, 전기차는 오히려 토크를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일하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알 시어 파트장은 “20년 간 현대차·기아가 이뤄낸 모든 성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항상 뿌듯함을 느낀다”며 “스스로 업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모하비주행시험장”이라고 말했다.
맥러스 책임연구원도 “이곳 시험장에서 테스트를 마친 차량이 결국 고객에게 전달된다”며 “고객들이 제가 튜닝한 기능으로 더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하면 보람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