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도 이전상장 준비…에코프로비엠도 이전상장 거론
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포스뱅크·현대힘스, 코스닥 입성 줄대기
코스닥 시가총액 3위인 엘앤에프가 코스피 이전상장 승인을 받게 되면서 덩치 큰 기업들이 무더기로 코스닥을 떠나고 있다. 대신에 연초부터 기업공개(IPO) 기업들이 대거 코스닥 시장에 출격하며 빈자리를 메우려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 받았다. 향후 상장일정은 회사 이사회 결의 및 유관기관과의 협의결과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앞서 코스닥 시총 3위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 셀트리온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졌다. 코스닥 입성 6년 만이다. 시총 4위였던 포스코DX는 이달 2일부터 코스피 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스닥 시총 3·4위가 빠지면서 5위였던 엘앤에프는 자연스럽게 3위로 올라섰지만, 이번에 이전상장하게 됐다.
현재 코스닥 시총 4위인 HLB도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승인을 가결하며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기준 코스닥 시총 3위(셀트리온헬스케어), 4위(포스코DX), 5위(엘앤에프), 6위(HLB) 등 3~6위가 모두 코스피로 이사하는 셈이다.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도 이전상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증권가는 엘앤에프의 코스피 이전상장에 따른 연기금 매입 수요는 약 7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HLB는 25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포스코DX는 2440억 원 매입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총 상위기업이 떠난 코스닥 시장은 IPO로 수혈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 계측제어설비 정비기업 우진엔텍과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는 이날까지 일반 청약을 받는다. 두 회사 모두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웃도는 가격인 각각 5300원, 34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우진엔텍은 기관 투자자의 100%가 공모가 밴드 상단 또는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했고, HB인베스트먼트도 99%가 공모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포스‧키오스크 전문기업 포스뱅크와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현대힘스는 이날부터 일반 청약에 돌입했다. 포스뱅크는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 초과인 1만8000원에, 현대힘스도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7300원에 확정했다.
이달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을 비롯해 다음 달에는 케이웨더, 이에이트, 코셈 등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오상헬스케어, 삼현, 노브랜드, 디앤디파마텍 등도 심사승인을 받고 코스닥 상장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에이피알, 플랜텍,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최종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첫 번째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에이피알, 청구서접수 단계에 있는 플랜텍과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서울보증보험, 케이뱅크 등 기존 철회 기업들의 재도전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LG CNS, SK에코플랜트, NHN커머스, 성림첨단산업, 코스모로보틱스 등 신규상장의 적기를 고민 중인 중견·대기업의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빗썸코리아, 야나두, 아이지에이웍스, 식신 등 뉴테크 기업들의 신규상장도 시장 활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