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스포츠 인기에 지난달 월 사용자 수 665만 돌파
티빙, 한국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 우선 협상자 선정
“스포츠 중계, 낮은 불확실성ㆍ광고 장점…경쟁 치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맞붙었다. 구독자 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플레이가 선점했던 시장에 티빙이 국내 스포츠 중 팬층이 가장 두터운 프로야구를 공략하면서 입지를 키우자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7일 OT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플레이는 티빙이 중계하던 ‘AFC(아시아축구연맹) 패키지’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중계권을 확보해 올해 하반기부터 중계한다.
AFC 패키지는 아시안컵과 AFC 챔피언스리그 등 아시아축구연맹 주관 경기 통합 중계권이다. 이를 통해 쿠팡플레이는 △FIFA 월드컵 2026 아시아 지역 예선 △AFC 챔피언스리그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19회 AFC 아시안컵 등을 중계한다. 분데스리가의 경우 다음 2024~2025시즌부터 2028~2029시즌까지 독점 중계한다. 업계에 따르면 분데스리가에 지급될 중계권료는 총 35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야구에서도 입지 늘려가고 있다.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독점 중계한다. 개막 2연전부터 스페셜 게임까지 총 6개 경기를 모두 중계하고, 선수단 입국 콘텐츠 등도 제공한다.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경기 티켓 판매 역시 쿠팡플레이를 통해 진행한다.
앞서 쿠팡플레이는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 등의 내한 경기를 주최하고 직접 중계하면서 국내 OTT 시장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여왔다. 현재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와 스페인 라리가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이에 쿠팡플레이 월 사용자 수는 2021년 1월 52만 명에서 지난달 665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맞서는 티빙의 카드는 한국프로야구다. 티빙은 최근 프로야구 온라인(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위해 티빙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중계권에 1200억 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간 400억 원꼴로, 지난해까지 프로야구를 중계했던 네이버 컨소시엄(연간 220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이러한 티빙의 통 큰 베팅은 ‘배수의 진’으로 풀이된다. 일부 독점 중계권을 쿠팡플레이가 가져간 데 이어 웨이브와 합병에서 유리하기 위해 가입자 수 확대라는 과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로 가입자를 늘렸던 것처럼 가장 영향력 있는 대중 스포츠인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가 가입자 확대에 주효할 거란 분석이다.
티빙은 시청 환경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극대화해 한국 프로야구의 흥행과 야구 팬들의 만족을 도모할 계획이다. 관건은 ‘무료 시청’ 여부다. 업계에서는 수익 창출이 절실한 티빙이 프로야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수익화에 방점을 찍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티빙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OTT 사업자들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쿠팡과 티빙을 포함해 국내외 시장을 통틀어 스포츠 중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포츠는 인기가 담보돼 있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고, 광고를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