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경쟁률 찾기 힘드네"…청약시장, '신중 모드' 확산

입력 2024-01-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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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청약시장에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두 자릿수 이상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를 찾기 힘들어졌고 당첨된 뒤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분양가는 높은데 집값 상승 기대가 크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청약을 진행한 15개 단지 중 평균 경쟁률이 두 자릿수인 곳은 '더샵 탕정인피티니시티'(52.58대 1)와 '인천검단신도시 중흥S-클래스 에듀파크'(38.51대 1) 등 2개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경쟁률이 높은 단지는 '쌍용 더 플래티넘 스카이'로 6.79대 1을 기록했다. 나머지 단지는 5대 1 미만이다.

총 15개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7곳은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가운데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단지도 있다.

청약 시장이 점점 썰렁해지고 있는 것이다. 청약 시장은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렀지만 5월부터 활기가 돌면서 전국 평균 경쟁률이 20대 1을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11월부터 힘이 빠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부동산R114의 자료를 보면 작년 1분기 5대 1 안팎이던 전국 평균 경쟁률은 5월 11.56대 1로 올라섰고 10월에는 22.94대 1로 월간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 11·12월은 8~9대 1 수준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이상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 비중은 1~4월 15~17% 정도였다가 이후 10월까지는 줄곧 30%였다. 10월은 45%가 넘기도 했다. 소수점 경쟁률 단지 비중은 7월 이후 대체로 30% 미만에 머물렀고 10월은 13% 수준까지 내려갔다.

11월부터는 양상이 뒤집혔다. 두 자릿수 경쟁률 단지 비중은 11월 16%, 12월 21.1%로 떨어졌고 소수점 단지 비중은 30%를 넘겼다. 올해 1월에 각각 13.3%, 46.7%를 기록했다. 분양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단지는 줄어들고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가장 분위기가 낫다고 평가되는 서울 분양시장에서 청약에 당첨되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6일 미분양된 158가구에 대한 무순위 2차 청약접수를 했다. 작년 말 진행한 1차 무순위 청약에서 총 291명이 접수했지만, 실제 계약은 39건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1·2순위 청약 때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1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자이'도 최근 미분양 152가구에 대해 두 차례 무순위 청약을 했다.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도 미계약자가 속출하면서 무순위 청약을 한 바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고분양가가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최근 8주(1월 15일 기준), 서울은 7주 연속 내림세다. 분양가는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2022년 3.3㎡당 1521만 원에서 2023년 18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서울은 3.3㎡당 3500만 원을 넘어섰고 경기도는 1년 새 300만 원가량 오르면서 1870만 원에 육박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청약 시장은 높은 분양가와 금리 부담 등 때문에 수요자들이 많이 위축돼 있고 분양가가 낮은 쪽으로만 가는 상황"이라며 "설 이전까지는 분위기 개선이 어렵고 그 이후에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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