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미토모화학과 한국 LG화학도 화학 기반 제약 기업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신약개발과 에너지‧화학 기업 이종사업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전에도 화학 기반으로 출발해 제약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독일 바이엘, 일본 스미토모화학, 한국 LG화학 등이 이번 합병과 유사한 경우로 꼽힌다. 특히 바이엘은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로 확장한 기업 중 목표로 밝힌 회사다.
1863년 설립된 바이엘그룹은 제약, 소비자건강 및 작물과학 3개 부문을 보유한 생명과학기업이다. 2022년 기준 83개국에 354개 연결회사가 있다. 본사는 독일 레버쿠젠이며 전 세계에 10만1369명이 근무하고 있다.
제약사업부는 심장학 및 여성건강 관리를 위한 처방제품과 종양학, 혈액학 및 안과 분야의 전문 치료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영제와 진단 영상 장비를 판매하는 방사선 사업도 포함돼 있다. 소비자건강사업부는 피부과, 영양 보충제, 진통제, 소화기 건강, 감기, 알레르기, 부비동 및 독감 카테고리의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작물과학사업부는 종자, 작물 보호 및 비농업 해충 방제 사업을 하고 있다.
2018년 세계 최대 종자회사 미국 몬산토(Monsanto)를 인수했으며, 2020년 애스크바이오(AskBio)를 인수해 세포‧유전자 치료제에도 진출했다.
매출은 2022년 507억3900만 유로(약 73조 원)다. 사업부서별 매출은 작물사업부가 50%(49.84%), 전문의약품을 다루는 제약사업부가 38.12%, 일반의약품을 다루는 소비자사업부에서 12.04%가 발생했다. 연구개발비는 2022년 65억7200만 유로(약 9조 원)로 총 매출 대비 13% 투자했다.
일본의 스미토모화학도 화학과 제약이 합병된 기업이다. 스미토모화학은 1913년 비료 생산을 시작으로 1940년대 염료, 원료의약품, 알루미늄, 1950년대 에틸렌 등 석유화학사업으로 다각화했다.
제약 사업은 1980년대부터 뛰어들었으며, 2005년 다이니폰제약을 합병해 현재는 스미토모제약이 제약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기준 100여 개국 203개 관계사로 구성돼 있고 3만3572명이 근무하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재료와 화학품을 제조하는 정보 전자화학 부문 △에너지 절약 제품과 기능성 화학품을 제조하는 에너지·기능재료부문 △농약과 비료, 사료 첨가물 등을 제조하는 건강·농업 부문 △통증 완화제 등의 의약품과 질병 진단기기를 제조하는 제약사업부문 △합성수지 및 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석유화학 부문 등 크게 5개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매출은 2조 8952억엔(약 26조 원)이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석유화학부문이 29.5%로 가장 크며, 건강‧농업 20.7%, 제약 20.2%, 정보전자화학 14.9%, 에너지.기능재료 11.8%, 기타 2.9% 순이다.
연구개발비는 1956억 엔(약 1조7000억 원)으로 총 매출 대비 6.7%를 투자했다.
한국에는 1947년 설립한 LG화학이 화학 기반 제약기업으로 꼽힌다. LG화학은 화장품 제조를 시작으로 합성수지, 합성세제, 배터리, 바이오플라스틱 등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2016년에는 동부팜한농(현 팜한농)을 인수하고,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했다. 2022년 10월에는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해 미국 항암치료제 시장 진출 추진 중이다.
2023년 상반기 기준 68개 연결회사로 구성돼 있다. 사업은 석유화학사업, 첨단소재사업, 생명과학사업, LG에너지솔루션, 공통 및 기타사업 등 크게 5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생명과학사업은 당뇨신약 ’제미글로‘를 비롯해 성장호르몬,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백신 등의 의약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공통 및 기타사업에는 팜한농이 생산하는 작물보호제 및 종자 등의 농업제품이 포함돼 있다.
매출은 2022년 매출은 50조9832억 원으로 2021년 41조7865억 원 대비 22%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2조1150억 원이다. 생명과학부만 살펴보면 같은 기간 6903억 원에서 8493억 원으로 23%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471억 원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LG화학은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사업 외에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레드바이오(LG생명과학 인수)와 그린바이오(동부팜한농 인수) 사업에 진출했다”며 “독일의 바이엘, 일본의 스미토모화학과 같은 해외 화학기업들도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를 통해 레드·그린바이오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