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수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빅테크에 자존심을 구긴 네카오가 토종 포털 왕좌 자리를 사수하고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사법리스크에 내홍까지 겹쳐 곤욕을 치른 카카오는 사태를 수습하고 쇄신 작업과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카카오가 창사 최대 위기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신사업 추진에 발목 잡힌 동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등 ICT기업들의 AI 패권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AI 시장은 불과 1년 만에 텍스트 기반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뛰어넘어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대규모 멀티모달모델(LMM)로 확장했다.
이에 카카오는 자체 개발 LLM 코GPT2.0 출시 대신 LMM 하니비를 먼저 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카카오는 당초 지난해 상반기 차세대 LLM인 코GPT 2.0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잇따라 발생한 악재로 하반기로 연기한 데 이어 아직까지 출시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오픈AI가 선두 주자로 위치를 공고히 한 LLM으로는 승산을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카카오는 4000만 명 넘게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AI 서비스를 대거 출시해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조만간 코GPT2.0 기반으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콘텐츠 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단순히 AI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상품 구매로 연결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코GPT2.0 모델 개발은 완료했으나 서비스를 접목하는 형태와 공개 방식을 어떻게 정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허니비를 활용한 서비스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K-의료의 글로벌화 작업도 순항 중이다. 카카오는 AI를 접목한 디지털 혈당관리 플랫폼 파스타를 2월 출시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쇄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위기에 내몰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일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이번 인사는 카카오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측근 경영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VX 등 주요 계열사 대표 임기가 3~4월로 만료되는 가운데 리더십 교체를 통한 쇄신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해외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선제적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며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플랫폼 규제가 강화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픈AI발 종속화 등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9일 열린 ‘제45차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 행사에서 글로벌 AI 시장을 전쟁터라고 비유하며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성장하도록 자국 이익에 부합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에 1억 달러 규모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 대표는 “AI 기술 개발과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 비영어권 시장에서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네이버는 숏폼에 이어 게임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도입으로 포털 왕좌 자리를 굳건히 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