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연장 절충안에도 김포·인천 '미지근'…역세권만 '꿈틀'

입력 2024-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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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인천 검단 연장선의 조정안이 공개됐지만, 해당 지역 일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연장선 발표를 두고 한참 전부터 군불을 때온 탓에 이미 가격에 선반영이 됐고,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이나 거래량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21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 따르면 이달 19일 지하철 5호선 연장선과 관련해 인천 검단신도시 지역에 2개 역을 경유하고, 인천과 김포시 경계 지역에 있는 불로 대곡동 정거장을 김포 감정동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내달까지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검토해 해당 사업을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인천은 검단 지역 3곳을 지나는 '서구 3개 역' 안, 김포는 검단 1곳과 인천 불로-김포 감정동 경계지점 역 1곳 등 '서구 1.5개 역' 안을 제시했으나, 협의에 이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린 바 있다.

이번 조정안 발표로 당장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인천 검단신도시 신설역 주변이다. 검단은 특히 교통 불모지로 불릴 정도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아라동 소재 101역, 원당동 소재 102역 등에 정차역을 만드는 안이 나오면서 가격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아직 확정안이 아닌 만큼, 향후 추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교통망 확충을 통한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호선 연장구간의 개통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그때는 인천 검단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등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이란 점에서, 이들 지역의 미래가치에 반영해서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존 서울 지하철이 확장된 사례를 보면, 지하철 연장이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명확하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곳이 하남시 미사역 일대로, 전철 교통이 최대 약점으로 지목됐던 이곳은 5호선 하남 연장선 개통으로 아파트값이 약 3억~4억 원가량 올랐다.

다만 5호선 연장안이 나와도 인천 검단 전체 집값에 영향 주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검단에 더욱 급한 건 인천 1호선 검단 연장선과 지하철 9호선 공항철도 직결사업이란 이유에서다. 1호선 연장선은 당초 올해 말 개통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개통이 밀렸다. 인천공항발 GTX-D 노선 신설도 계획됐지만 모두 장기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실제 인천 검단신도시 대장단지인 ‘호우금푸’(검단호반써밋1차, 검단신도시우미린더시그니처,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 검단신도시푸르지오더베뉴) 현장에선 "5호선 연장 개통 프리미엄은 이미 반영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호반써밋1차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5호선 프리미엄은 이미 101역 정차 이슈가 나왔을 당시 반영됐고, 지금 호가는 6억7000만 원 정도를 유지 중"이라며 "요새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서 예전처럼 크게 들뜨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미린더시그니처 인근 B 공인중개사 대표도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다. 매수자가 더 붙어야 값이 올라갈 텐데, 전철역 하나만으로 움직이기엔 현재 금리가 너무 높아서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간이 더 지나서 급매물이 소화되면 매매가가 오를 순 있다"고 말했다.

김포도 전반적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5호선 연장 호재는 지난해 하반기 이미 선반영됐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포 대장주로 꼽히는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500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7월과 비슷한 수준의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거장 예정지인 감정동 일대는 소폭 들썩이는 양상이다. 감정동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발표 당일 집주인들이 3000만~4000만 원 정도 가격을 올리겠다고 연락이 왔다. 매물을 거두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 당장 실거래가가 뛰진 않지만, 급매물이 팔리면 더 높은 가격으로 오를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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