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실전형 금융교육 필요…실질적 도움 절실"[청년금융정책의 함정]

입력 2024-01-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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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부채 문제 해결책…전문가 "일상에 도움되는 교육"
전국 지자체 청년센터서 정책금융상품 알려야
청년별 상황 고려ㆍ실전 적용 가능한 교육 필요
전세사기 예방법ㆍ분산 투자법 알려주고 부처 간 협업해야

▲서민금융진흥원에서는 서민금융정책상품별로 관련 교육 영상을 제공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청년들이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더 '맞춤형'으로, '실전'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교육포털 홈페이지 캡쳐)

전문가들은 최근 심각해지는 청년층의 과도한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실전'에 초점을 맞춘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주식, 예ㆍ적금 등 실생활과 밀접한 금융지식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ㆍ민간 금융상품에 대해 알리고,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22일 박세헌 청년재단 매니저는 "현재 청년 대상 금융 교육은 많지만, '실전형 교육'은 부족하다"며 "단순히 '어떤 상품이 있다'는 정도에 그치지 말고, 청년도약계좌, 청년전용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 실제 운영 중인 제도를 예시를 통해 교육해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빚이 생겼을 때의 대처방법 중 하나로 정책상품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청년 중에는 '언젠가 내가 다 갚으면 되지'라면서 사채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급전이 필요할 때 사채에 손을 벌리지 않고도 햇살론유스 등 정부의 정책사업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청년센터에서 이 같은 점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봤다.

정책금융상품에 연계된 실효성 있는 금융교육이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금융당국에서 제공하는 정책금융상품 관련 교육 영상이 다소 일반적이고 형식적이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소액생계비 대출, 햇살론 대출을 받는 청년과 도약계좌에 참여하는 청년은 서로 다르다"며 "금융교육을 개발할 때는 '각기 다른 니즈를 가진 청년에게 맞는 교육인지', '이를 통해 청년이 일상 속에서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금융사도 교육 제공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봤다. 정 연구위원은 "시중은행들이 대출상품과 서비스의 마케팅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금융교육에도 나서면 청년이 교육도 듣고, 회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면서 ‘윈윈’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이자율 등 더 유리한 대출상품 비교 기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층 부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은 세심하면서도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청년층 투자 행태는 너무 위험자산 쪽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다"며 "사용 목적, 축적 기간에 따라 위험자산, 안전자산에 적절히 배분하는 투자법에 대해 교육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청년 부채 문제 중에서도 전세사기로 인한 문제가 가장 해결이 시급하다고 봤다. 그는 "청년층 피해가 심각한 전세사기는 피해 액수도 크고, 전국화할 가능성이 있어 폭탄과도 같다"며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성인기에 진입할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주거 계약 문제, 대출 등에 대한 교육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매니저는 "청년이 과중한 부채에 허덕이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과도한 집값을 낮추고, 공공주택 제도를 손보며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등 금융당국과 여러 부처가 협업해 정책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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