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세일 재미 못 본 백화점…‘고가 설 선물’로 만회 노린다

입력 2024-0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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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 새해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 5% 신장 그쳐

신년세일 재미 못 본 백화점…‘프리미엄 설 선물’로 1분기 실적 만회

설 선물세트 프리미엄화
수십만 원부터 억 단위까지
실적 반등, 상반기까지 비관적

▲신세계백화점이 22일부터 전 점에 명절 선물 특판 매장을 열고 본 판매에 나선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신년 첫 정기세일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프리미엄 설 선물’로 만회를 노리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 소비가 대세를 이룬 상황이지만, 설 명절엔 하나를 사더라도 ‘프리미엄 선물’을 원하는 이들도 많아, 백화점업계는 1분기 대목인 설 연휴에 차별화한 선물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2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이달 2~18일 기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새해 첫 정기세일 매출은 전년 같은 날보다 평균 약 5% 늘었다. 다만 3사 모두 작년 신년 정기세일 당시 20%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선 아쉬운 성적이다. 작년엔 설 연휴가 신년 정기세일 기간과 맞물린 영향이 컸지만, 업계는 이를 고려해도 올해 신장 폭이 기대 이하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년 첫 정기세일이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자, 백화점업계는 이번 설 선물세트에 더욱 힘을 주는 분위기다. 특히 수십만 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양보다 질’ 승부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직자 등의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30만원까지 완화한, 일명 ‘김영란법’ 개정도 백화점업계가 고가 선물세트를 쏟아내는 여건에 한몫을 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을 앞두고 20만 원대 농축수산 선물세트 물량은 지난해보다 5%, 신세계백화점은 15%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20만 원대 과일 선물 세트를 작년보다 약 15% 확대했다. 수백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선물세트도 늘리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100만 원 이상 최고급 한우·굴비 등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롯데백화점도 400만 원대 굴비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주류의 경우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에 이르는 제품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병당 5000만 원, 4병 세트에 2억 원인 코냑 ‘하디 라리끄 포시즌 에디션’을 내놨고, 현대백화점은 희귀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50년산을 8500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백화점 고객의 특성상, 고가 농축수산 선물에 대한 인기도 여느 해보다 높아졌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가 올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을 중간 점검한 결과, 축산은 30만∼50만 원대, 청과는 10만∼20만 원대, 수산은 20만∼30만 원대 상품이 가장 잘 팔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대형마트의 인기 선물세트가 주로 10만 원대 이하인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백화점업계의 프리미엄 설 선물 공세에도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은 비관론이 우세해보인다. 새해 들어서도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해 소비심리가 매우 얼어붙은 상태란 판단에서다.

증권가에선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백화점산업 성장률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백화점산업 성장률은 2%로 추정되며 민간 소비성장률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며 “지난해 4분기 성장률 반등은 고무적이지만 올해 전망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작년 4분기 (백화점) 성장률 반등이 주로 날씨 영향에서 비롯됐고 소비심리 반등 속도도 둔화한 만큼 반등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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