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실패한 VR·AR 활성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
6월 WWDC서 생성형 AI 기술 공개 전망
12년 이상 혈당 측정 기술 개발 중
성공면 애플워치 ‘게임체인저’
애플은 지난해 6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비전프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비전프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합쳐진 MR 헤드셋이다. 고글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면 현실 세계 위로 거대한 화면이 나타나고 3차원(3D) 콘텐츠가 눈앞에 띄워진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과 손의 움직임, 음성만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애플은 비전프로 출시와 함께 전용 운영체제(OS)인 ‘비전OS’도 개발했다. iOS와 아이패드OS, 맥OS 등과 호환되며 기존 100만여 종의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애플이 메타가 실패한 VR 시장 활성화에 성공하면 아이폰에 이어 비전프로가 애플의 혁신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 그려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2년 VR·AR 기기의 세계 판매량은 약 880만 대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VR·AR 기술을 개발하는 메타의 리얼리티랩스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2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메타 전체 매출의 약 0.6%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도 37억 달러에 달했다.
AI 개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 업체들에 밀리고 있는 애플은 올해 6월 WWDC에서 생성형 AI 기능을 대거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애플 전문 기자로 불리는 마크 거먼은 애플이 페이지(Pages) 및 키노트(Keynote) 등의 기본 생산성 앱에 요약·자동 완성과 같은 AI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애플뮤직에 AI를 적용해 재생 목록 생성을 자동화하고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Siri)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은 바늘로 피를 내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12년 넘게 진행해 오고 있다. 완전한 개발까지는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애플이 성공할 경우 애플워치는 의료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인 10명 중 1명이 당뇨를 앓고 있고 전 세계 환자 수는 5억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채혈의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애플워치를 찾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