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부문'서 AIㆍDX 주도…컨설팅그룹장 LG CNSㆍ AI테크랩장SKT 출신
김영섭 취임 2년차 구글ㆍ애플 등 빅테크에 뺏긴 IT 주도권 되찾기 행보 본격화
“유능하면 경쟁사도 마다하지 않겠다.”
'성과주의' 경영철학을 앞세운 김영섭 KT 대표가 외부 인재 수혈에 공을 들이며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영역에서 빅테크에 뺏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해 11월 본사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하며 김영섭 체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신사업의 주축이 되는 주요 보직에 경쟁사 인재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김 대표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AI, DX,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주요 성과를 내야 하지만 빅테크가 기술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첫 공식석상에서 “빅테크에 뺏긴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김 대표가 능력 있는 인재라면 경쟁사 출신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KT가 반드시 동력을 만들어야 할 분야나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KT가 해본 적이 없고 인력이 꾸려지지 않았을 때 외부에 조금 더 근무한 사람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등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KT는 올해 B2B(기업간 거래)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주도하기 위해 IT와 연구개발(R&D) 통합한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술혁신부문장(CTO)에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출신 오필승 부사장을 영입했으며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장에는 LG CNS 출신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정 전무는 김 대표가 LG CNS 대표 시절 클라우드사업을 담당하며 손발을 맞췄던 인물이다.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신설한 AI테크랩장에는 SK텔레콤 출신 윤경아 상무를 발탁했다.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전문가인 윤 상무가 고객 중심의 AI 응용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주도할 계획이다.
KT의 IT 계열사인 KT DS의 신임 대표로 경쟁사 출신 이상국 전 SK C&C 부사장을 선임했다. KT DS는 기존 텔코(TELCO)’에서 벗어나 디지털전환(DX)에 앞장서는 KT의 디지코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이 외에도 AI 사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KT클라우드의 경우 윤동식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대표가 외부 전문가 영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