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급선회·경선 포기…野 의원들의 총선 겨울나기

입력 2024-01-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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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이중잣대 검증"…이수진은 서대문갑→성남중원
작년 9월 비례 승계한 허숙정도 인천 서구서 재선 도전
불출마 현역 11명…당내선 지역구 선점경쟁 과열 우려도

▲<YONHAP PHOTO-1675> 이수진 의원 성남 중원구 출마 선언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중원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2 saba@yna.co.kr/2024-01-22 10:09:42/<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제22대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취도 속속 결정되고 있다. 23일 기준 11명의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당의 예비후보 검증에 불만을 품고 경선을 포기한 의원이 있는가 하면 친명(친이재명)계 이탈을 계기로 출마지를 불출마 하루 만에 옮긴 의원도 있다. 당내에선 의원들의 지역구 선점 경쟁 등에 따른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까지 민주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은 6선 박병석 의원과 5선 김진표 국회의장, 4선 우상호 의원, 3선 김민기 의원, 재선 임종성 의원과 초선 강민정·김홍걸·오영환·이탄희·최종윤·홍성국 의원 등 11명이다. 대부분 '기득권 포기'를 불출마 이유로 들었지만, 최근까지 재선 의지가 강했던 김홍걸 의원(비례대표)의 경우 불출마 과정에서 당의 불공정 검증을 지적해 이목을 끌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공천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똑같은 문제도 누구는 합리화해주고, 누구는 문제 삼는 이중잣대의 검증으로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서울 강서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의원에게 적격·부적격 판정을 내리지 않고 당 공천관리위원회로 심사를 넘겼다. 검증위의 적격 판정이 없다면 김 의원은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없다.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수순으로 보고 불출마를 결정한 것이다.

김 의원 측은 통화에서 "당이 선거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시간을 끈다. 원칙도 기준도 모르겠다. 문제 있는 사람은 다 해주면서 우리는 출마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당분간 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수진 의원(비례대표)는 당초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한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지난해부터 준비했지만, 최근 공관위가 해당 지역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불출마가 자동으로 확정됐다. 당헌당규상 현직 비례대표 의원은 당의 전략공천을 받을 수 없어서다. 때문에 이 의원은 21일 '선당후사'를 언급하며 서대문갑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하루 만(22일)에 비명(비이재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사표를 던져 당 안팎의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성남중원은 친명 인사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출마를 준비해온 곳이었는데, 최근 성희롱 논란이 커지면서 출마를 포기하자 이 의원이 차선으로 출마지를 급선회한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성남중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선거 80여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없는 '선사후사'"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의 전략선거구 지정에 따라 불출마가 자연 확정된 상황에서 지역구 선회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전국 지역구에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포진해 있고 비례는 갈 데가 많지 않다"며 "성남 노동계와도 접점이 있다. 노동자와 시민운동, 공공의료의 메카인 성남중원에서 할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강욱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지난해 9월 비례대표를 승계, 의정활동 5개월 차인 허숙정 의원은 일찌감치 분구 가능성이 있는 인천 서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서구을은 비명계 신동근 의원 지역구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비례) 의원들이 출마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얼마나 깊은 고민이 있었는지, 단지 출마를 위한 출마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며 "불출마한 의원들을 생각해서라도 기득권 다툼으로 비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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