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피해자의 사촌언니인 B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피해자의 딸이) 사건 초반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 오히려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제부터는 사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17일 새벽 5시 53분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에서 헤어진 여자친구 C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C씨의 어머니도 흉기에 손을 다쳤다. 현장에 있던 유치원생 딸은 외할머니의 비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 시도로 의식불명 상태였던 A씨는 응급실에서 치료받았고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B씨는 결국 숨졌다.
A씨는 법원으로부터 C씨에 대한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내용의 잠정조치 처분을 받았지만 이를 어기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아이가 목격한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안타까운 게 어른들은 그나마 가족끼리 이야기도 하고 있었는데 어린아이가 참고 있었다. 엄마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싶고 그랬는데 어른들 반응이 걱정스러우니 오히려 말을 못하고 참고 있던 것이 이제서야 터지기 시작해 상담 하는 곳에서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에 너무 집중을 하다 보니 아이가 그런 얘기를 하면 힘들까 봐 오히려 더 이야기도 안 해주고 피했던 거였다. 그런데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해주니까 그동안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이모한테는 엄마한테 전화해 달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더라”고 덧붙였다.
앞서 18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최근 유족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A씨가 최종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며 이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 동참을 요청했다. B씨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검사가 사형을 구형했지만 많은 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검사가 사형을 구형하더라도 판사의 결정에 의해 얼마든지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너무나 빛나던 내 동생은 한 줌 가루가 돼 납골당에 있는데 얼마나 마음 편히 몸 편히 지내고 있으면 살이 찌는 건가. 정말 가해자가 벌은 받고 있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B씨는 “가해자가 동생을 위협하는 순간 지켜보고 있는 어린 딸과 엄마를 지키기 위해 ‘미안하다’,‘살려달라’ 말했다. 동생이 죽는 순간 가장 걱정했던 건 자신이 죽은 뒤의 딸과 엄마였을 것”이라며 “죽어가던 동생이 바라던 엄마와 어린 조카의 안전을 위해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인천지법으로부터 C씨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C씨는 A씨가 이별 통보 이후에도 계속 주변을 맴돌며 연락하자 지난해 6월 2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스토킹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지난해 6월 9일 다시 C씨 집 주변을 배회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받고 4시간 만에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