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 절반 지나기 전ㆍ갱신 시점에 가능
금융위 “대출 갈아타기 기간 확대 검토 중”
이달 31일부터 모든 주택의 전세대출도 비대면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전세 계약 후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전세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 통상 전세대출을 갱신하는 시점인 계약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까지 갈아탈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로까지 확대했다고 30일 밝혔다.
소비자는 총 21개 금융회사에서 받은 기존 전세대출을 14개 금융회사의 신규 전세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4개 대출비교 플랫폼과 14개 금융회사의 자체 앱을 통해 기존 전세대출을 조회하고, 이를 다양한 금융회사의 전세대출 상품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갈아타기 대상은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에 대한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이다.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이란 한국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의 보증서를 담보로 한 대출로, 임대차계약서상 잔금지급일과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한 대출을 말한다.
다만, 기존 전세대출을 받은 지 3개월이 지나야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금융회사 간 과도한 대출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기존 전세대출 보증기관의 보증상품 취급 기준 등을 감안해 전세 임차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2년을 기준으로 보면 대출 실행 3개월 이후부터 12개월까지 대환이 가능한 것이다.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해도 갈아탈 수 있다. 신규대출 신청은 통상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 등을 고려해 기존 전세 계약 기간의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까지인 22개월~24개월에 가능하다.
금융위는 향후 관련 보증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계약 기간이 절반 이상 넘은 후에도 전세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전세 계약 기간 중 12개월과 22개월 사이에 대출 갈아타기가 안 되는 이유는 일부 보증기관의 특수한 내부 정책 때문”이라며 “현재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의 중이고 내부 규약과 금융사와의 협약 변경 과정을 거쳐서 7월부터 전세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기간을 대출 실행 3개월 후부터 24개월까지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액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할 때 전세 임차 보증금이 증가하면 보증기관별 보증 한도 이내에서 해당 임차 보증금 증액분만큼 신규 전세대출 한도를 증액할 수 있다.
예컨대 전세 보증금 1억 원에 대해 보증 한도 80%로 8000만 원 전세대출을 받았는데, 전세 계약 갱신 때 보증금이 1억2000만 원으로 늘어난다면 신규 전세대출은 96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시 주의할 점은, 기존 대출의 대출 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동일한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로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HUG 보증부 대출을 받은 차주의 경우, 대출 갈아타기는 HUG의 보증부 대출상품으로만 가능하다. 따라서 HUG와 제휴를 맺은 은행의 대출로만 갈아탈 수 있다. 현재 HUG과 제휴를 맺지 않은 은행은 대구ㆍ전북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4곳으로, 이들 앱에서는 HUG 보증부 전세대출을 갈아탈 수 없다.
금융회사별 보증기관 제휴 현황은 금융사 자체 앱을 통해 전세대출을 갈아타는 경우에만 대출 갈아타기 신청 전 확인이 필요하다. 대출비교 플랫폼을 이용하면 플랫폼이 기존 전세대출과 보증기관이 동일한 신규 전세대출 상품만 비교ㆍ추천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일일이 제휴 현황을 살필 필요가 없다.
연체 상태이거나 법적 분쟁 상태인 경우 대출 갈아타기가 불가하다. 또, 은행 전세대출 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등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지자체와 금융회사 간 협약 체결을 통해 취급된 특정 지역의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협약 전세대출 등도 갈아탈 수 없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에 따른 전반적인 대출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은행들이 금리 경쟁 압박을 받게 되면서 아담대와 신용대출의 금리를 스스로 낮추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전세대출에 대해서도 은행 간 금리 경쟁 효과에 따라 소비자들이 갈아탈 때만이 아니라 신규대출을 받을 때도 더 낮은 금리의 전세대출을 이용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달 9일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 이후 평균 1.55%포인트(p)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기준 298만 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또, 다수 은행이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일반 신규 주담대 금리도 인하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