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위해, 혁신적 연구개발 정부 지원 확대 촉구
“2024년을 제약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향한 ‘혁신역량 강화의 해’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목표를 이같이 제시했다.
이날 노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약바이오 강국’은 시대적 요구로 분출돼 관련 산업의 혁신을 재촉하고 있다면서, 자국 우선주의와 경기 둔화 여파로 세계 각국은 보건안보 확립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육성지원을 강화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꾸준한 투자와 노력을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
노 회장은 “우리 손으로 개발한 혁신 신약 기술을 글로벌 빅파마에 이전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약을 연이어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선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가적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의약품 수출을 넘어 현지 기업과 생산시설 인수 및 유통망 구축 등 글로벌 공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수년 급속하게 성장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2022년 대비 10.1% 증가한 1조3206억 달러(약 1758조5109억 원),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전년 대비 10.0% 성장한 4777억 달러(약 636조1053억 원)로 집계됐다. 인수합병(M&A)은 118건에 규모는 총 1910억 달러(약 254조3356억 원)로 전년 대비 34.5% 증가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향후 5년간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며 M&A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 규모는 29조8595억 원으로 전년보다 17.6% 증가했다. 또 국내 상장 제약사의 작년 연구개발(R&D) 투자는 4조38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9% 늘었다. 국내 기업의 R&D 파이프라인도 2627개로 전 세계의 13.1%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기술수출 건수 20건에 금액은 7조9452억 원에 달했다.
노 회장은 올해 제약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향한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혁신 성과 창출하는 생태계 확립 앞장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 제조역량 고도화 △해외시장 공략, 오픈이노베이션 가속화 △지속가능 성장 위한 미래 전략 준비 등에 나서겠다고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도 더욱 필요하다. 노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범정부 콘트롤 타워인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본격 가동됐고, 신약 혁신가치 반영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 등 정부 육성기조가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민·관 역량을 극대화하는 협력 체계구축, 제약바이오 디지털 혁신 환경을 적극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료의약품, 필수의약품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국내 개발·생산 의약품의 제조·품질 혁신을 이루겠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블록버스터 의약품 창출 기반을 만들고, 온라인 기술거래 플랫폼인 ‘K-SPACE’ 활성화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 국내외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한 이후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수립 등 산업 육성 기조를 구체화했다. 또 제약바이오산업이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됐고, 1·2호 바이오백신 펀드(총2616억 원 규모)도 조성했다.
그럼에도 노 회장은 제약바이오 중심국가로 도약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지원도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회장은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인력과 연구 역량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한계로 인해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전제돼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해 혁신적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회장은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합리적 규제혁신과 예측가능한 약가제도를 설계하고, AI 활용 신약 개발 등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면서 “우수한 생산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을 갖고 있지만, 인도·중국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낮고 높은 인허가 장벽과 초기 비용 등으로 인해 수출 지역 확장에도 한계가 있다. 해외 시장 진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와 산업계의 실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노연홍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세계 각국이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산업 분야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또한, 노 회장은 “산업계 의지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파이프라인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R&D도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의약품도 많아졌다. 정부와 산업계가 같이 협력해 나간다면 2027년까지 제6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구호로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