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홈쇼핑업계…성과급 줄여 ‘긴축경영’ 돌입

입력 2024-01-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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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경영성과급 미지급…실적 악화 탓

현대홈쇼핑, 성과급 70% 지급…30% 축소
송출수수료·TV 시청률 감소세, 전망 불투명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홈쇼핑업계가 성과급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실적 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타개책을 내놓고 있지만, TV 시청 인구 감소세와 높은 송출수수료 부담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최근 김재겸 대표이사 명의의 사내 공지를 내고 지난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업정지, 경기 침체 등 여러 악재에 따른 회사 실적이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김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1000억 원 내외의 견조한 영업이익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엔 영업정지, 경기 침체 등 여러 악재로 영업이익이 약 90% 하락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작년 경영 실적은 매우 부진해 불가피하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도 성과급 규모를 줄였다. 현대홈쇼핑은 기본급의 100% 수준이던 성과급을 최근 70% 수준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대비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사내 공지를 통해 "성과급 재원을 늘려 전년 대비 70%라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CJ온스타일과 GS샵도 구체적인 성과급 지급 일정과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처럼 홈쇼핑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이유는 최근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샵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9.4% 감소한 1조1220억 원, 영업이익은 15.4% 줄어든 1210억 원으로 추산된다.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조580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줄어든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CJ온스타일의 영업이익은 11.2% 감소한 64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높은 송출수수료와 TV 시청률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업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들의 방송 매출액은 매년 감소 추세인 가운데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TV홈쇼핑 7개 법인 기준 방송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8년 3조1047억 원, 2019년 3조1462억 원, 2020년 3조903억 원, 2021년 3조115억 원, 2022년 2조8998억 원으로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감소했다.

반면 홈쇼핑업체들이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2012년 이후 매년 약 8%씩 늘어 2022년엔 65.7%까지 불었다. 당시 전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 원으로, 업계는 지난해 송출수수료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홈쇼핑업계는 타개책으로 '채널 다변화' 전략을 꺼내들었다. 탈 TV 전략을 가속화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은 유튜브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강화하고, 벨리곰·가상인간 루시 등 자체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TV·이커머스 채널을 결합한 '원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GS샵은 TV홈쇼핑 사업자 최초로 숏폼 콘텐츠 서비스인 '숏픽'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모바일 시프트 2.0'을 본격 전개한다. 현대홈쇼핑은 차별화한 예능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판매 채널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원 소스 멀티 채널' 전략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 시청 인구 감소와 송출수수료 갈등 문제 등으로 올해도 홈쇼핑 업황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홈쇼핑업체들이 성과급을 줄이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경영 방침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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