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사우디, 이스라엘 전쟁에 멈췄던 국방회담 재개

입력 2024-01-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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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빈 살만과 미 상원의원들 회담
사우디ㆍ이스라엘 관계 회복과 국방 조약 협상 재개 논의
사우디, 미국이 동결한 공격용 무기 거래 해제 원해
미국은 이스라엘 관계 회복과 에너지 정책에 집중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8일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알울라(사우디)/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단됐던 국방회담을 재개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사우디 북서부 알울라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미국 상원의원들이 만나 국방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의제에는 양국이 국방 조약을 놓고 과거 진행했던 협상의 부활과 사우디ㆍ이스라엘 간 역사적인 관계 개선이 포함됐다.

미국과 사우디는 한동안 냉전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최근 들어 다시 화합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는 무기 거래, 미국은 원유 거래를 놓고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사우디를 국제 사회의 중심에 올려놓는 데 집중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현재 미국과의 국방 관계 회복과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빌랄 사브 국방·안보국장은 “빈 살만과 사우디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년 전 사우디에 부과한 공격용 무기 판매 동결을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사일과 폭탄, 정밀 유도 무기 재고를 보충하려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 무기 시스템 대부분은 미국제”라며 “이들은 미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유가 안정이라는 과제를 갖고 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를 찾아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것도 치솟는 국제유가 때문이었다. 당시에 비하면 유가는 낮아진 상태지만, 중동 갈등이 심화하면서 추가 상승 우려는 여전해 사우디의 도움이 절실하다. 당장 이날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2027년까지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 증산하겠다던 계획을 철회하면서 유가는 요동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선거 시즌 유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으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격을 줬다”고 평했다.

이 외에도 미국은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를 재개함으로써 중동의 장기적인 평화를 꾀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전쟁을 놓고 양국 모두 민감한 상황인 터라 협력 강화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야만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박멸을 선제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두 국가 해법’에 난색을 보인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사우디와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이 여전히 장애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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