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농업인연합 “최소 36시간 봉쇄 계획”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에서 시위 확산
값싼 식량 수입 계획과 유럽연합(EU)의 환경 정책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 비용 상승에 분노한 농민들이 유럽 전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 주요 항구 중 하나인 벨기에 제브뤼헤 항구가 시위대에 의해 봉쇄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기에 일반농업인연합(ABS)은 이날 오후부터 벨기에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인 제브뤼헤 항구 진입로를 차단했다.
항만 당국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도로가 막혔다”면서 “자동차는 여전히 통행이 가능한 상태다. 경찰과 당국은 트럭이 길가에서 대기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 농민들은 다음 날 자정까지 항구 봉쇄를 이어갈 계획이다. ABS는 로이터에 “항구의 출입을 최소 36시간 동안 금지할 계획”이라며 “농민들의 희생으로 항구가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위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마크 볼프랑케 ABS 간부는 “우리는 수년 동안 정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며 “농민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농민 친화적이고 식품 친화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올바른 가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민 시위는 유럽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농민 시위대가 이틀째 수도 파리를 점령하고 정부와 대치 중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 인근 고속도로와 밀라노 외곽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스페인 농민 협회 ‘아사자’의 페드로 바라토 회장은 “유럽 규제에 반대하기 위해 시위에 동참하고 거리로 나설 것”이라며 시위 참여를 예고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환경 정책에 분노한 농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