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경제 파트너십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고위급 경제협의회(SED)가 31일 서울에서 열렸다.
한미 외교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조기경보 시스템 협력 등 공급망 중심으로 다양한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미 재계에서 우려하는 한국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은 이번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제8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회의를 했다.
2022년 12월 이후 올해 들어 처음 열린 회의에서 강 차관은 IRA와 반도체과학법 이행과 관련, 양국이 긴밀하게 소통해온 점을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발표한 IRA 해외우려기관(FEOC) 잠정 가이던스와 관련, 한국 정부의견서를 바탕으로 국내 업계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현실을 고려하는 합리적인 이행 규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차관은 한국 기업이 투자로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는 점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상응하는 투자세액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미 행정부가 각별히 관심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양측은 또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중심으로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공급망 교란 대응을 위한 '한미 재외공관 조기경보시스템 연계 협력' 시범사업 진행 현황도 점검했다.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계기에 합의한 '한·미·일 3국 연계 협력' 추진 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 밖에 양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아세안, 태평양도서국을 포함한 인태 지역에서의 디지털 격차 해소, 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강 차관은 탄소 중립,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한국 정부 노력에 대한 소개와 함께, 미 측의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 동참도 요청했다.
한편 양측은 경제·안보·기술 융합으로 경제 안보 중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가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 및 실질 성과 도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 공감했다. 이후 미국에서 열릴 제9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구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