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본이 조기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8강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4회) 기록을 보유한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스포츠 매체는 물론 베팅업체들도 일본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17위이며, 최종 엔트리 26명 중 무려 20명을 유럽파로 채웠다.
일본은 약 1년 전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아시아 팀 중 경기 내용 면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과 독일을 잇달아 2-1로 격파하며 16강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9월 독일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4-1 대승을 거둬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카타르 아시안컵이 막을 올리자, 예상과 다른 모습이 연출됐다. 모리야스호가 무너진 건 내부부터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일본은 조별리그부터 불안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혼혈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실책성 플레이로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다수의 실점을 내줘야 했다.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서 뛰는 스즈키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던 유망주다. 그러나 그의 잇따른 실책으로 일본은 D조 1위가 아닌 2위로 밀려나 16강에 올랐다.
조 2위로 16강에 오른 일본은 이란을 비교적 이른 8강전에서 상대하게 됐는데, 결국 조기 탈락하며 우승 후보의 자존심을 구겼다.
앞서 일본은 주축 공격수까지 ‘불명예 하차’한 상태였다.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가 성범죄 혐의로 바레인과 16강전에서는 벤치를 지켰고, 이란과 8강전을 앞두고 소집 해제된 것이다.
일본 매체 데일리 신조는 지난달 31일 “이토는 고소인 20대 A 씨를 포함한 여성 2명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일본축구협회(JFA)의 행정도 모리야스호의 균열을 키웠다. 처음에는 이토의 소집 해제를 결정했다가 선수단의 잔류 요청으로 결정을 미뤘는데, 논란이 확산하자 재차 소집 해제를 공식 발표한 것이다.
현지에서는 모리야스호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일본 네티즌들은 “이럴 줄 알았다”, “최악의 아시안컵”, “끔찍한 엔딩” 등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